국제유가가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우려 속에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9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배럴당 1.77달러 하락(-2.70%)한 63.69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3.23달러 내린 65.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악재가 겹치면서 6거래일째 하락하고 있는 WTI는 5월21일 63.58달러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1.78달러 떨어진 66.45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원유 시장은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 확산세와 그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기준 미국의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4만명으로 나타났다. 2주 전보다 47% 증가한 수준이다. 하루 평균 사망자 수는 809명으로, 같은 기간 97% 급증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항공 여행객은 급감했다. 휴가철 드라이빙 시즌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델타 변이로 사람들이 여행을 자제할 경우 원유 수요가 더욱 부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속됐다.
미국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17일 기준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여행객은 약 160만명으로 집계됐다. 6월8일 이후 10주 만의 최저치다.
카르스텐 프리치 코메르츠방크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여름 드라이빙 시즌이 아직 3주 정도 남았지만,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걸릴까 두려워 여행을 자제할 수 있어 미국에서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이 어떤 서프라이즈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델타 변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조기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전망이 겹친 데 따른 달러화 강세 역시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유는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강달러는 유가 상승을 부를 수 있는데, 이는 곧 수요 감소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당초 배럴당 70달러 안팎을 박스권으로 해서 움직였던 유가가 60달러 선까지 내려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크레이그 엘람 오안다 수석 시장분석가는 "중국을 비롯한 여러 곳의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규제로 유가 하락이 진행되고 있다"며 "WTI 60달러, 브렌트유 64달러 선이 지지선이 될 수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 더 하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