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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희생 강요 말라"…HMM 선원 노조, 산은 직겨냥

재량권 없는 회사 대신 채권단 조준"산은 임금과 성과급은 도대체 뭐냐" 317명 사직서와 MSC 이력서 노조에 접수

입력 2021-08-26 08:57 | 수정 2021-08-26 18:15

▲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신항에서 열린 HMM 한울호 출항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자료사진

임금인상을 두고 회사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HMM 노조가 마지막 배수진을 쳤다. 해상선원 조합원 대부분이 사표 또는 이직 지원서를 노조에 제출하고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정조준했다.

26일 HMM 노조에 따르면 해상직원 317명은 사직서 및 교대신청서 또는 스위스 선사 MSC에 제출할 이력서를 노조에 제출했다. 전체 조합원 453명 중 휴가자 120명을 제외하면 95.2%가 회사를 관두거나 급여를 2배 주겠다는 경쟁사로 이직하겠다는 의미다.

HMM 해상직원이 승선 중인 선박은 총 48척으로 이 중 조합원이 승선하는 배는 43척이다. 이들이 모두 쟁의행위에 나설 경우 사실상 모든 배가 멈춰설 것으로 보인다. 약 3주간의 파업을 가정하면 직접적 영업손실만 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HMM이 가입된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 미치는 피해보상도 고려해야 한다.

노조측은 임금 25% 인상 및 성과급 1200%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8% 인상 및 격려 및 장려금 500%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지난 24일 배재훈 HMM 사장과 육·해상 노조위원장이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진전된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 HMM 해상직원이 노조에 제출한 사직서ⓒHMM해원노조

해상노조는 오는 31일 파업 찬반투표를 추진하는 육상노조의 투표결과를 지켜본 뒤 공동 투쟁 전선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내달 1일 배 사장과의 마지막 담판이 불발되면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전정근 해상노조 위원장은 "우리 선원들이 대한민국 수출입의 99.7%를 담당한다"며 "월 313시간의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적정 임금을 지불하지 못해 선상 노예 취급을 받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 협상을 앞두고 노조는 산업은행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사측이 더이상 재량권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국내 최대 1인 영업이익을 낸 HMM 직원들의 임금인상 요구를 방만경영으로 매도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임금은 해마다 올렸다고 지적했다.

실제 HMM의 채권단 관리 기간인 2017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이동걸 산은 회장 등의 임금은 11% 상승했다. 성과급도 2016년 대비 80% 가까이 올랐다. 

해상노조는 "1년에 한번씩 2~3개월 가량 한국에 머물 수 있는 선원들의 남여 평균 반기급여가 3500만원도 안된다"며 "산업은행은 그런 직원들을 강성노조로 매도하면서 자신들이 가져가는 임금인상과 성과급은 대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이 우리 선원들에게 그토록 강요했던 희생과 애국심의 대가인 것이냐"고 호소했다.

전정근 해상노조 위원장은 "내달 1일 사측과 협상에서 열린 마음으로 임하겠지만 우리 뜻은 강경하게 밀고 나갈 것"이라며 "산업은행의 관치금융이 계속되고 선원들을 계속 노예취급한다면 해상직원 440명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나갈 인력임을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종현 기자 ajh@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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