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급락IPO 대어 기대감 가물시총 3조→1.5조~2.5조구주매출 자금 3000억~4200억 널뛰기
  • 내달 상장을 앞둔 SM상선이 해상운임 하락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사업확장을 위해 한푼이라도 아쉬운 자금확보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18일 한국거래소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M상선은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고 공모 일정에 돌입했다. 다음달 1일과 2일 이틀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4일과 5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50만7663주가 배정된 우리사주 청약은 4일 하루만 실시된다.

    상장되는 주식은 총 3384만4220주다. 이중 절반인 1692만2110주를 신주모집으로 발행하고 나머지 절반은 지분 100%를 보유한 삼라마이다스, TK케미칼, ㈜삼라가 구주매출 한다.

    관건인 몸값(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 사이다.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최상단인 2만5000원이 결정되면 시총은 2조1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상장이 예고됐던 올해 초 몸값 3조 이상으로 예측됐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보수적인 가치 산출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요 IPO기업들 중 공모가 이하로 떨어진 사례가 자주 나와 투자 분위기가 보수적인 편"이라며 "장기적인 해운시장 전망에 따라 공모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 ▲ 우오현 SM그룹 회장ⓒ자료사진
    ▲ 우오현 SM그룹 회장ⓒ자료사진
    실제로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던 해운업종은 서서히 정점을 찍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는 지난 15일 기준 4588.07로 전주대비 1.3%p 하락했다. SM상선의 주력 노선인 미주 서안 운임은 1FEU당 6219달러로 전주대비 152달러 떨어졌다. 미주 서안 노선 운임 하락은 18주 만에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낮춰잡은 몸값 2조원도 불안하다는 시각도 있다. HMM을 중심으로 하는 해운업종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5만원을 넘었던 HMM 주가는 이달 3만원선까지 무너졌다. 글로벌 증시에서도 해외 선사인 머스크, 하팍로이드, 에버그린 등도 각각 두자릿수 이상 하락폭을 나타냈다.

    몸값에 예민한 이유는 발행주식 중 절반이 구주매출이기 때문이다. 공모가가 높을 수록 매출을 통해 그룹 전체에 돌아가는 수익이 커지는 구조다. 공모가 최하단인 1만8000원의 경우 구주매출액은 3046억원이며, 최상단인 2만5000원은 4231억원으로 1200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공모에 참여하는 3개 회사 모두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지배하는 곳인 만큼 향후 신사업 투자의 핵심 자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상장은 신창건설 인수를 시작으로 SM상선이라는 강소 해운사를 탄생시키는데 들인 10년간의 투자금 회수 성격이 강하다"며 "회수된 자금으로 또다시 인수합병에 나서는 게 우오현 회장의 트레이드마크인 만큼 최대한 효율을 내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