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차질·인플레 우려에 코스피 3000선 반납…4개월 연속 하락세 위드 코로나 기대감에도 국내 증시 제한적 영향력 가능성3분기 어닝시즌에도 주가 부진…테이퍼링·한은 기준금리 인상 등 빅이벤트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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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대내외 악재 영향으로 좀처럼 박스권 탈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이 시작되는 11월 코스피는 기대와 우려감이 공존하는 가운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18% 하락하면서 3000선을 반납했다. 지수가 3000선을 밑돈 것은 종가 기준 지난 14일(2988.64) 이후 보름 만이다.

    코스피는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 우려,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이 부각되면서 9월 중순께부터 하락세로 접어들기 시작해 지난달 내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7월부터 월간 기준 4개월 연속 하락세다.

    거래대금도 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달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7538억원으로, 지난해 10월(10조8470억원) 이후 가장 낮은 규모를 기록했다. 증시가 강세를 보이던 지난 1월 일평균 거래대금(26조4778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이달에도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11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각각  2900~3140, 2870~3140선으로 제시했다.

    점차 일상생활이 정상 범주로 회복되는 '위드 코로나'는 새로운 모멘텀으로서 박스권 증시에 기대감을 부여하고 있다. 

    이날부터 전국 모든 식당과 카페는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다. 사적모임은 백신접종 여부와 관계 없이 수도권은 최대 10명, 비수도권은 12명까지 허용된다. 지난 7월부터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허용된 해외여행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가 본격 시행되면서 소비 심리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며 "외식과 숙박, 문화 등 코로나19로 피해가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증시에선 거리두기 완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서비스업 비중보다 제조업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기대 수준은 엇갈린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가 내수 부진을 일부 완화해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글로벌 경기가 둔화 국면을 겪고 있어 국내 증시 움직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3분기 어닝시즌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지만 지수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 29일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63곳(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제시) 중 시장 예상치를 웃돈 기업은 32곳이었다. 이 중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오른 기업 비중은 13곳(40.6%)으로, 전분기(62.0%) 대비 줄어들었다.

    시장은 특히 이달 2~3일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주 'BIS 컨퍼런스'에서 "테이퍼링을 시작할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을 실시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합리적인 수준의 테이퍼링만 해야지 규모가 지나치거나 금리 인상을 언급한다거나 하면 우리(신흥국) 입장에서 연말 랠리는 기대하기 어려워진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 역시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린 데 이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달 인상 가능성을 뚜렷하게 시사한 상황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안정을 도모하는 한은 성향상 실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테이퍼링 자체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지만 물가 코멘트와 금리 인상 경로 등에는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에서 믿을 건 콘텐츠·숙박·외식 등 리오프닝 수혜주라는 조언이 나온다. 또한 경기 순환형 가치주에 대한 접근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김대준 연구원은 "앞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다는 점에서 엔터·호텔·의류 회복 모멘텀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면서 "앞으로의 금리 경로를 감안하면 경기 순환형 가치주, 대표적으로 은행·보험 등으로 구성된 금융주 투자 비중은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장이 예상되는 2차전지 등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성장이 유망하다고 인정받는 미디어콘텐츠와 2차전지, 규제 리스크가 반영됐던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긍정적"이라면서 "지수 관련 대형주 중에서 마땅한 투자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 이들 섹터·스타일로 자금 쏠림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