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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몇 달 사이 연 5%를 훌쩍 넘어섰다. 여기에 전세대출 금리도 치솟으면서 무주택 서민들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두 달 사이 평균 1%p 올랐다. 지난 1일 기준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5년 고정금리는 연 3.97~5.37%로 8월말 2.92~4.42%와 비교해 약 1%p 정도 상승했다.
변동금리 또한 연 3.31~4.81% 수준으로 지난 8월말 2.62~4.19% 대비 0.6~0.7%p 뛰었다.
무엇보다 한국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를 곧 6%까지 인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어 실수요자 이자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리인상과 정부의 대출규제까지 더해지면서 부동산시장은 연쇄적 악순환에 빠진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서민주거를 대표하는 임대차시장이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집값 급등으로 2~3년사이 전세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면서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8월부터 10월말까지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 등록건수는 총 3만3435건으로 이중 월세가 조금이라도 포함된 계약은 1만3099건(39.2%)에 달했다. 상반기만 해도 해당비율은 35.39%에 그쳤었다. 즉 8~10월 진행된 서울아파트 임대차 신규계약 10건중 4건은 반전·월세 형태였던 셈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같은기간(8~10월)을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기간 반전세 비중은 △2017년 30.4% △2018년 26.8% △2019년 27.1% △2020년 32.9%로 4년새 8.8%p 증가했다.
높아진 전세가격을 반전세로 돌리는 과정에서 월세수준도 덩달아 높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13일 보증금 5억원, 월세 140만원에 준전세 계약을 맺었고,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보증금 13억1250만원, 월세 63만원에 월세계약을 체결했다.
최신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반전세 비중이 40% 수준까지 오른 것은 결국 무주택서민들 주거환경이 악화됐다는 것"이라며 "집주인들이 집을 한 번 내놓으면 4년간 가격조정이 어려우니 전세 대신 반전세, 월세를 선호하고 서민들도 대출에 발목이 잡혀 전세에서 월세로 전향하게 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