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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금융사의 검사 체계 개편의 뜻을 내비치자, 보험업계에선 KB손해보험과 동양생명의 연내 종합검사 여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종합검사 대상 업체로 유력시됐던 KB손보와 동양생명이 연내 검사를 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일 금융지주 회장과의 첫 간담회에서 금융사의 검사·제재 개편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정 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위험의 선제적 파악·사전예방 등에 중점을 두는 '세련되고 균형잡힌 검사체계'로 개편하겠다"며 "실제 검사 현장과 제재 심의 과정에서 금융사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지주 소속 소규모 금융사에 대해선 지주회사의 자체 관리능력 등을 고려해 검사주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자리에선 "금융사 검사·제재와 관련해 현재 내부적으로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있다"며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검사로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논의가 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KB손보는 지난 2년간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보·현대해상 등이 종합검사를 완료, 국내 손보업계 4위의 자사 검사를 수순으로 여겨왔다.
동양생명은 기타대출이 늘고 있어 검사 후보군으로 꼽혔다.
기타 대출은 통상적 형태의 대출이 아닌 특수한 방식의 대출을 뜻하며 동산담보대출, 사회간접자본 등으로 분류된다. 일반 대출에 비해 유동성이 커 잠재 위험이 높다. 지난해 동양생명의 기타 대출 잔액은 3조 1294억원으로 전년(2조 4300억원)대비 28.7% 증가했다.
코로나19 리스크가 여전하고, 올해가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 속 양사의 검사 통지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점도 관련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금감원은 사전자료 요청과 사전검사, 현장검사 순으로 금융사 종합검사를 진행한다. 금감원은 현장검사를 나가기 최소 한달 전 금융사에 '검사 사전예고 통지서'를 보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등의 이유로 이달 예정됐던 우리금융지주의 종합검사가 유보되고, 당국이 검사·제재 TF를 통한 검사 개편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올해 안에 관련 검사가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며 "아울러 이 제도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바뀔지도 미지수여서 내년도 검사 여부도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올해 보험사에 대한 종합검사 횟수를 총 4회로 공표한 바 있다.
업계는 생보사 2곳·손보사 2곳에 대한 검사를 유력시했으며, 올해 NH농협생명과 삼성화재가 종합검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