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커플링 현상 지속되자 개별 종목으로 투심 쏠려 메타버스·NFT 키워드, 대선 테마주 등에 쏠림현상 뚜렷대주주 양도세·인플레이션 우려 악재에 종목장세 지속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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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박스권 흐름을 지속하며 미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되자 투자심리가 메타버스·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주와 대선 테마주 등 개별 종목에 쏠리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뚜렷한 모멘텀이 부재한데다가 연말 대주주 양도세 회피를 위한 매도 물량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테마주 위주 개별종목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0.29% 내린 2968.80에, 코스닥은 0.65% 내린 1009.07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미국 증시는 순항하고 있다.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가파른 상승으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시장은 우려를 소화하며 다시 반등을 이어갔다. 

    해외 증시와 국내 증시 간 디커플링이 심화되면서 동학개미들의 투심도 위축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1조3380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월간 기준 순매도를 기록한 건 지난해 11월(2조7835억원) 이후 처음이다.

    지친 투심은 일부 종목들로 쏠리고 있다. 최근 증시 키워드는 메타버스와 NFT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NFT 관련 사업을 검토한다고 밝힌 일부 게임·엔터테인먼트 주가가 급등하는 등 '묻지마 투자'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신작 게임에 NFT 기술을 접목해 주목받은 위메이드의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60% 가까이 상승했다. 관련 사업 진출을 예고한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21.42% 급등했다. 게임빌(98.78%)과 펄어비스(15.49%)도 마찬가지다.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엔씨소프트는 콘퍼런스콜에서 NFT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히자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NFT라는 단어가 스치기만 해도 해당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는 테마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선진 시장과의 디커플링이 계속되면서 이러한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지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대선 테마주로도 투심은 쏠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여야 대선후보가 확정되자 후보 관련 테마주는 물론 공약 기반으로 한 수혜주들을 찾기에 분주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테마주로 알려진 토탈소프트, 프리엠스, 카스, 범양건영 등과 윤석렬 국민의힘 후보 테마주로 분류되는 서연, NE능률, 크리운제과, 위즈코프, 깨끗한나라, 아이크래프트 등은 대선 정국이 본격화되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과 최종 후보 공약집 발표 등이 진행되며 앞으로 정책 관련주들이 명확해질 것"이라며 "공약상으로 민주당은 친환경 분야에, 국민의힘은 디지털·건설·원전 분야에 관심이 높아 앞으로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이같은 테마 위주의 종목장세가 불가피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가 뚜렷한 이익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말 대주주 양도세 회피를 위한 매도 물량까지 겹치면서 수급상 지수의 약세가 예상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높은 원자재 가격 레벨과 이를 반영하는 G2 중심의 높은 물가 지표에 경기 민감주의 추가 감익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물가 지표는 일차적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수출 역할을 하는 중국 물가 지표의 안정화가 확인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영환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순매도를 기록 중인데 이는 연말 개인 대주주 양도세 이슈에 따른 물량 출회로 판단한다"며 "글로벌 물가 불안과 대주주 양도세 회피 수급 문제의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이들 요인은 단기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별종목 장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주가 눌림목 전략을 통해 투자 성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고점인 것처럼 보여 눌림목이 형성된 종목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떨어졌을 때 이를 매수해 추가로 상승하는 때를 노리는 전략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형주 이익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개별종목에서 알파(추가 수익)를 추구하는 수급의 양이 넘치고 있다. 전형적인 중소형주 장세"라면서 "내년 실적이 상향되는 희소한 종목군과 주가 눌림목 전략 측면에서 상위 스코어를 받는 종목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