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회복 기반 영업익 4년 만에 1조 달성 앞둬분기 매출액 3년만에 6조 전망…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기대감문제는 재무 부담, 7년 만에 최악… 내년 IPO 앞두고 건전성 확보 관건
  • ▲ 현대오일뱅크. ⓒ뉴데일리경제DB
    ▲ 현대오일뱅크. ⓒ뉴데일리경제DB
    현대오일뱅크가 정유 업황 회복에 따라 4분기 매출이 12개 분기 만에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의 경우 4년 만에 연간 1조원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다.

    다만 투자 중인 HPC 프로젝트 등으로 재무 부담이 최근 7년 중 최악이다. 내년 추진 예정인 IPO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조기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

    25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 분석 결과 현대오일뱅크는 매출 6조5031억원, 영업이익 3703억원의 4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 3조3939억원에 비해 91.6% 증가하면서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진 전년대비 개선세가 지속하면서 2017년 4분기 6조1174억원 이후 12개 분기 만에 분기 매출 6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3분기 5조1815억원에 비해서는 25.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3분기 1731억원에 비해 113% 증가하면서 턴어라운드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786억원에 비해서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석유 수요 회복과 정제마진 개선 흐름에 더해 연말부터 중질유 석유화학 분해시설 HPC 상업 가동에 따라 실적이 대폭 개선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PX는 중국 전력 부족 등 PTA 공정 가동 하향으로 초반 하락 이후 PX 업체 생산량 조정 및 PTA 가동률 회복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벤젠-나프타 스프레드는 중국 정부의 전력 사용 규제 및 미국 SM 공장 트러블로 인한 수요 감소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윤활기유는 원재료 강세와 비수기 영향으로 약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카본블랙은 유가 상승분이 제품가격에 반영되면서 강보합세가 지속할 전망이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등유·경유 회복이 뒤늦게 시작되고 있으며 PX 시황이 섬유 수요 개선과 PTA 증설, 가동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반적인 정제 시황 개선 외에도 정유 제품 믹스 차이에 따른 부진이 해소될 것이고 고수익 HPC가 가동되며 4000억원 이상의 추가 이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를 기반으로 연간 실적도 매출 21조원, 영업이익 1조211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은 지난해 13조원에 비해 54.6%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연 매출 21조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5933억원에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2017년 1조1378억원 이후 4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1조원대 복귀가 점쳐지는 셈이다.

    이미 분기 평균 2838억원의 실적으로 3분기까지 8515억원을 벌어들인 만큼 1조원 복귀는 기정사실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 ▲ 충남 서산시 소재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현대오일뱅크
    ▲ 충남 서산시 소재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현대오일뱅크
    문제는 재무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3분기 기준 차입금(6조3528억원)을 비롯한 부채 규모는 12조원으로, 차입금 세부내용이 공개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3분기 기준 차입금은 2조4996억원, 부채는 4조6726억원으로 현 수준의 40%가 채 안 됐다.

    차입금의존도(113%)와 부채비율(222%) 역시 최근 7년새 가장 높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는 차입금이 1조6955억원(36.4%) 늘어났으며 부채는 3조7506억원(43.1%) 불어났다.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각각 24.2%p, 55.7%p 악화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총 3조1000억원 규모의 HPC 프로젝트 투자가 2019~2021년 집중된 가운데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 발생에 따른 현금창출력 약화와 SK네트웍스의 직영주유소 사업 인수, 운송용 선박 리스 등으로 재무 부담 확대 추세가 지속했다.

    올 들어서는 영업 현금 창출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개선됐으나,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운전자본 투자 부담 재확대, HPC 잔여 투자 진행, 배당 유출 등으로 대규모 자금 소요가 발생해 차입 부담이 재차 증가했다.

    특히 HPC 및 폴리머 설비 투자 규모가 당초 계획대비 증액됨에 따라 대규모 자금 지출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때문에 누적된 재무 부담 완화에는 중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중기적인 손익회복 흐름 예상, 신규 설비 가동을 통한 수익 창출 기반 확대, 투자 일단락 이후 자본적 지출 감소 등을 고려할 때 2022년 이후 잉여현금 창출을 통한 재무 부담 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오일뱅크는 내년 1분기 1400억원, 3분기 1800억원 등 향후 1년간 총 3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6월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의 이사회 결과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공식화했다.

    앞서 2011년, 2017년에 상장을 추진했으나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자진 철회한 바 있는 만큼 IPO 일정을 완주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IPO 계획은 기존 발표대로 내년 중 상장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