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 이어지면서 IPO 잇따라 내년으로 미뤄져LG엔솔, 기업가치 75~80조원 추정… 내년 1월 상장 예상“공모주 투자 인기 예전보다 높아…역대급 IPO 장 기대”
  • ▲ LG에너지솔루션. ⓒ성재용 기자
    ▲ LG에너지솔루션. ⓒ성재용 기자
    올해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기업공개(IPO) 시장이 내년 초 다시 큰 장을 예약했다. 

    최근 부진한 증시 상황이 이어지고 일부 기업들이 공모 절차를 자진 철회하는 등 연말 시장 활력 저하에 대한 시선도 있지만, 당장 내년 초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형 우량기업의 공모가 예정돼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라마이다스그룹 해운사인 SM상선은 상장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SM상선은 당초 기업가치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른바 IPO ‘대어’로 꼽혔으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최근 국내 양대 국적 원양선사인 HMM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자 상장 일정을 잠정 연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달에는 조 단위 대어급으로 평가받던 럭셔리 핸드백 위탁생산 전문 기업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하 시몬느)도 상장 계획을 접었다. 시몬느 또한 예상보다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에 상장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던 공모주 시장 흥행이 하반기 들어 급격히 침체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따상(시초 가격이 공모가 대비 두 배로 결정된 후 가격제한폭까지 상승)’을 기록하는 기업의 수가 현저히 적어진 것은 물론,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가 점차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IPO 시장이 침체에 빠졌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IPO 시장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20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총 87조2000억원으로 기존 역대 최대 규모인 2010년 36조6000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연말 기준으로는 87조6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 등 시장의 관심이 높은 초대형 우량기업의 공모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 회사는 현재 상장예비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밖에 SSG닷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마켓컬리, 쏘카 등 미래 성장기업의 상장 추진도 기대되면서 IPO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1월 말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LG화학의 배터리 자회사 LG엔솔은 IPO 시장 내 역대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은 ‘초대어’다. 내달 초 금융위원회에 증권 신고서를 제출한 뒤 상장 작업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LG엔솔의 몸값을 약 75조~8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시가총액 규모로만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기준 삼성전자(436조9881억원)와 SK하이닉스(85조1763억원)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LG엔솔은 2022년 1호 상장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연초 IPO 시장의 포문을 열고,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연말답지 않게 IPO 시장이 다소 부진한 상황이지만, 내년 IPO 시장 규모는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을 시작으로 올해 못지않은 흥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