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병목 현상 심화 우려감·달러 강세로 코스피 약세백신 효과성 확인까지 최소 2주간 변동성 극대화 전망12월 산타랠리 기대감 낮아져…내년 전망도 줄하향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오미크론 바이러스 공포가 코스피를 주저앉혔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2800선으로 내려와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증시 반응이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연말 산타랠리는커녕 추세적인 반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마지막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70.31포인트(2.42%) 하락한 2839.01에, 코스닥은 2.69% 내린 965.6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1% 이상 올랐지만 장 중 하락폭을 키우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특히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서도 하락세는 두드러졌다. 국내 증시가 급락한 전날 미국 증시는 큰폭으로 반등했고, 대만과 중국 증시는 상승했다. 하락 마감한 홍콩(1.54%), 일본(1.63%)과 비교해서도 낙폭이 컸다.

    코스피가 급락 배경으론 오미크론의 확산 우려가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코로나 확산으로 각국 정부가 다시 셧다운 조치에 나서고, 이로 인해 공급망 병목 현상이 심화된다면 투매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시장 기초체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오미크론이라는 대형 악재까지 겹치면서 연말 산타랠리는 기대감은 크게 꺾였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아 12월 코스피가 반전을 시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는 12월 코스피 하단을 2750포인트까지 열어뒀다.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은 이달 코스피 예상밴드를 2750~3000, 신영증권은 2770~3130, 한국투자증권은 2800~3060, 하나금융투자는 2810~3080 등을 제시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 주식시장은 델타 변이 확산 국면에서 조정을 보였으나 백신 효과성 입증 후 반등한 바 있다"며 "국내 주식 투자를 비관할 단계는 아니지만 효과성 데이터 확인까지 걸릴 2주간 변동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 오미크론 확산, 연준의 정책 변경 여부 등 확인할 게 많다"면서 "특히 연준의 정책 변화에 따라 향후 유동성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망심리가 12월 초·중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연준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달러 강세에 따른 디커플링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의 마지막 역전을 기대하고 싶지만 현실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공급망 병목 현상이 장기화하며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이로 인해 미국 통화 정책에 대한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 압력을 높이고, 한국 기업이익 전망도 4분기 실적 시즌이 가까워지며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상황에 글로벌 투자 환경에도 경고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코스피에 불리한 투자 환경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의 내년 코스피 목표치도 낮아지고 있다.

    내년 코스피 3700선을 제시했던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3350선으로 눈높이를 낮추면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목표치를 3250선에서 3000선으로 내려잡았다.

    내년 1분기 글로벌 공급난 해소 이후 빠른 경기 회복 기대감이 돌았지만 오미크론이라는 변수에 기대는 우려로 바뀌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국내 거시 전망이 견조함에도 글로벌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글로벌 경제에 크게 영향을 받는 한국에 역풍이 닥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변이 바이러스의 파급력이 확인되기 전까진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섣부른 매수는 자제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복되는 기회는 없다"면서 "코로나 팬데믹의 경험으로 급락은 곧 기회라는 생각이 강하게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이지만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을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중립 이하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