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달 27일부터 2주가 휴정기 돌입이 부회장,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 속도중국, 유럽 찾아 반도체 공급망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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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영 행보를 재개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달 말 법원 휴정기를 활용해 출장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20일 사법부 및 재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달 27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2주간 겨울철 휴정기에 돌입한다.삼성물산 합병의혹과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은 이달 23일 법정에 출석한 뒤 내달 13일까지 20일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이 부회장이 이 기간을 활용해 또 다시 해외 출장길에 오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이 부회장은 지난달 북미 출장을 시작으로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출장까지 소화하며 글로벌 경영을 재개한 바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북미 출장 이후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거웠다”고 위기의식을 드러내며 '뉴 삼성'으로 전환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지난 7일 진행된 삼성전자의 파격 인사와 조직개편 역시 이 부회장의 위기 의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번에도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고 미래 준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출장 행선지로는 중국과 유럽이 거론된다.미·중 반도체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 속에서 미국에 파운드리 투자를 결정한 이 부회장이 중국과도 조율할 사안이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산시성 시안과 쑤저우에 각각 반도체 생산 공장과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안 공장은 삼성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다.삼성전자가 150억 달러(약 17조8000억원)를 투자한 시안의 반도체 제2공장도 거의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삼성으로서는 최대 수출 시장이자 공급망 관리 차원에서도 결코 놓칠 수 없는 중요 시장인 것이다.앞서 지난해 5월 이 부회장은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을 찾아 코로나19에 따른 영향 및 대책을 논의하고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이와 함께 유럽 출장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해서는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가 필수적인데 네덜란드의 ASML이 독점 생산하고 있다.이 부회장은 지난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가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CTO 등을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이 부회장과 버닝크 CEO는 ▲7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Extreme Ultra Violet) 장비 공급계획 및 운영 기술 고도화 방안 ▲AI 등 미래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제조기술 개발협력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시장 전망 및 포스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래 반도체 기술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최근 EUV 공정은 파운드리에서 메모리 시장으로 확장되면서 장비 확보 경쟁도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메모리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EUV 기반 D램 양산을 시작했으며 3위인 미국 마이크론과 4위인 대만 난야테크놀로지도 EUV 적용 계획을 밝혔다. 메모리 업체가 잇따라 EUV 공정 돌입에 착수하면서 장비 쟁탈전도 심화되는 상황이다.이에 EUV 장비 선점 및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구현을 위해 EUV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2000년대부터 ASML과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 및 장비 개발을 위해 협력해 왔으며, 2012년에는 ASML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삼성전자는 최근 시스템반도체에 이어 최첨단 메모리반도체 분야까지 EUV의 활용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으며 특히 파운드리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두 회사 간 협력 관계도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