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에서 산모 출산 등 코로나19 부수적 피해 현실로 국립대병원 중심 중증병상 200여 개 확보 추진 중 보건의료노조 “땜질식 병상 대책 아닌 인력확충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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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계적 일상회복을 멈추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왔지만 위중증 환자 규모가 1천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대통령 특별지시를 통해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전폭적 병상 확충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병상보다 인력 확보 문제를 먼저 풀어야 의료체계 붕괴를 막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단순히 병상 확충만으론 코로나19를 대응하기 역부족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집계자료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위중증 환자는 1022명이다. 이는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역대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들 중 85.3%인 872명은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50대 75명(7.34%), 40대 41명(4.01%), 30대 26명(2.54%), 20대 6명(0.59%), 10대 2명(0.20%) 순이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14일 이후 8일 연속(906명→964명→989명→971명→1016명→1025명→997명→1022명) 900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결국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한계치를 넘어선지 오래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전국 기준 80.7%(1337개 중 1079개 사용)다. 통상 75%를 넘어서면 원활한 입·퇴원 및 전원이 어려워진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코로나19로 인한 부수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병상이 포화돼 산모가 구급차 안에서 출산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일반 환자의 진료 및 수술 대기는 물론 응급환자 대응도 마비된 상황이다. 

    결국 대통령 특별지시가 떨어졌다.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병상 확충에 힘을 기울여달라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국립대학병원협회 차원에서 중증환자 치료병상 200여 개를 추가로 확보하기로 하고 각 병원 기획조정실장 회의를 통해 구체적 실행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김연수 국립대학병원협회장(서울대병원장)은 “국립대병원이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전체 국립대병원장들은 현재의 위기 돌파를 위해 다시 한번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계에 부닥친 의료현장에서는 병상 확충보다 인력 보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대국민 희생으로 마련된 긴급 멈춤이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장기적 대응체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말로는 인력확충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어떠한 방안도 내놓지 않은 것에 대해 지난 2년 가까이 사투를 벌여 온 보건의료노동자들은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아 절망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부는 병상을 확보하라고 행정명령을 내리지만 정작 환자를 돌볼 인력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국회에서 보조인력지원비 811억조차 반대하여 해당 예산이 통과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정부가 내놓는 병상 확보 특단 대책은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며 시급한 문제는 인력 보강이라는 진단이다. 

    나 위원장은 “의료대응 역량 강화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총력 대응하는 것이다. 병상 동원과 함께 인력 동원에 대해서도 강력한 행정명령과 지원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