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재추진 가닥우오현 측근 IPO 담당 승진업황 호전 기대… 시장평가 관건
  • 한차례 상장 철회라는 좌절을 겪은 SM상선이 내년 초 다시 IPO(기업공개) 시장에 문을 두드릴 전망이다. 주춤했던 해상운임 추세가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고, 내년 업황 전망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의 발로다.

    22일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해상운임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4810.98로 지난달 4554.04대비 5.64% 상승했다. 직전 역대 최고치였던 10월 4647.6을 넘어서며 통계 산출 이래 최고 운임지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100P 이상 떨어진 운임지수는 SM상선의 상장 행보에 찬물을 끼얹었다. 투자자들은 해운업의 성장 전망을 속속 하향조정했고, SM상선이 제시한 몸값 2조1100억원은 시장 호응을 얻지 못했다.

    당시 SM상선 측은 "글로벌 해운사들이 연일 사상 최대 수준의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해운시황 피크아웃에 대한 과도한 우려, 공모주 시장 수요 감소, 국내외 증시 우려로 적절한 가치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해운업종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대장주인 HMM은 지난달 1일 2만6750원에서 30일 2만3600원으로 13% 하락했다. 같은 기간 SM그룹의 벌크선사 대한해운도 2790원에서 2270원으로 12% 떨어졌다.
  • ▲ SM뭄바이호가 수출화물을 싣고 부산신항을 출항하고 있다ⓒSM상선
    ▲ SM뭄바이호가 수출화물을 싣고 부산신항을 출항하고 있다ⓒSM상선
    하지만 이달 들어 해운업황 전망이 다시 밝아지고 실제 운임지수도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투자 기대감은 높아진 상태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비대면 수요 증가는 계속 되고, 중국 올림픽과 카타르 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 행사가 예정대로 치러지면 물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M상선은 이번 기회를 상장 재추진의 기회로 여긴다. 지난 9월30일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SM상선은 내년 3월30일까지 상장을 재개할 수 있다. IPO 업계 관계자는 "연말 연초 국내 증시가 주춤하면서 그동안 조명받지 못한 전통 제조·유통업계에 대한 투자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달 초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상장 재추진 의지는 묻어난다. SM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전무 1명, 상무 5명, 상무보 4명 등 총 10명을 승진시켰는데 유일한 전무 승진자가 SM상선의 유조혁 기획본부장이었다. 유 본부장은 2017년 SM상선 출범을 함께 한 인사로 올해 초 부터 IPO 전과정을 담당한 인사다.

    그룹 차원에서도 SM상선 상장은 '가야할 길'이다. 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해운물류 종합운송선사로서의 기틀을 착실히 다져 나가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그룹 해운 자문역에 우 회장의 핵심 측근을 배치하고 해운3사(대한해운·대한상선·SM상선)을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하게 했다.

    상장이 성공하면 삼라마이다스, TK케미칼, ㈜삼라 등이 보유한 지분 매출을 통해 최대 4231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갈수록 거대화되는 글로벌 해운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금 확보는 시급한 문제다. SM상선의 선복량은 8만TEU로 HMM(82만TEU)의 10분의 1 수준이다.

    SM상선은 상장을 통해 수혈되는 자금으로 2024년까지 기업 규모를 2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주 이스트 노선을 신규 개설하고 미국 서부와 동부를 잇는 터미널 연계 운송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SM상선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