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출시 후 6679대 판매전체 경차 판매는 올해도 10만대 못 넘어레이·모닝, 스파크 등 판매간섭
  • ▲ 캐스퍼는 9월 출시 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김재홍 기자
    ▲ 캐스퍼는 9월 출시 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의 경형 SUV ‘캐스퍼’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위축됐던 경차 시장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캐스퍼는 지난 9월29일 출시 후 9월 208대, 10월 2506대, 11월 3965대 등 총 6679대가 판매됐다. 캐스퍼는 사전예약 첫날에만 1만8940대를 기록했으며, 현재 출고 대기기간이 5~6개월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캐스퍼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차 판매량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캐스퍼를 비롯해 기아 레이·모닝, 한국GM 스파크 등 국내 경차의 1~11월 판매량은 8만5229대로 집계됐다. 전년동기(8만7325대) 대비 2.4% 감소한 수치다. 

    레이는 3만3114대로 27.9% 늘었지만 모닝은 2만8209대, 스파크는 1만7227대로 각각 21.3%, 32.7% 감소하면서 전체 경차 판매량도 줄었다. 11월 판매실적을 살펴봐도 레이는 3028대로 전년동월 대비 9.7% 늘었지만 모닝은 1941대로 36.0%, 스파크는 1120대로 43.6% 감소했다. 

  • ▲ 기아 모닝과 레이의 베스트 셀렉션 모습. ⓒ기아
    ▲ 기아 모닝과 레이의 베스트 셀렉션 모습. ⓒ기아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경차는 2012년 20만2844대로 20만대가 넘게 판매됐다. 하지만 2013년 18만2021대로 20만대선이 무너졌고 2020년에는 9만7072대로 10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현 추세라면 올해도 10만대를 넘어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 

    경차의 인기 하락은 엔트리카 시장에서 소형 SUV나 준중형 세단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형 SUV의 경우 현대차 베뉴, 기아 셀토스,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 쌍용자동차 티볼리, 르노삼성자동차 XM3 등 상품성 높은 모델들이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면서 경차의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차 판매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캐스퍼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안착했고, 경차 혜택을 확대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통과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는 이달 10일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이에 따라 경차 취득세 감면 한도는 기존 50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됐다. 또한 경차 유류세 환급 기한을 2023년까지 연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도 통과됐다. 

    박재용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소장은 “엔트리카를 찾는 수요는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경차 판매량이 앞으로 크게 증가하기는 어렵다”면서 “경차 혜택이나 경제성을 중시하는 고객들은 경차를 선택하겠지만 성능이나 넓은 공간을 선호하는 고객은 소형 SUV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