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 몰린 수요예측 '초대박'…일반 청약서도 눈치싸움 예상1월효과 무색한 수급 블랙홀…상장 후 대형주 수급 부담 정점 예상환불금 타 IPO 유입 기대…밝은 주가 전망에 공모주 열풍 지속기대
  •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역대급 공모주 흥행이 예상된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코스피 시총의 3%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대형주들의 수급 공백이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 청약 증거금이 증시 주변자금으로 남아 공모주 열풍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1~12일 이틀간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았던만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1500대 1을 넘어서면서 희망 밴드(27만5000~30만원) 최상단인 30만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증거금은 1경원(1조원의 1만배)이 넘게 몰린 것으로 추산된다.

    기관 수요예측 흥행에 이어 오는 18~19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치열한 눈치 싸움이 예상된다. 업계에선 최종 경쟁률이 약 2000대 1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한다.

    일반 청약자를 위한 배정 수량은 1020만주가량으로, 물량을 반씩 나눠 균등·비례 방식으로 각각 진행한다. 청약이 가능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대신증권·하이투자증권·신영증권 등 7개 증권사다.

    ◆1월 효과 무색하게 한 LG에너지솔루션, 대형주 수급 공백

    LG에너지솔루션 기관 수요예측을 앞두고 수급 공백으로 인해 증시는 이미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연기금과 기관이 청약과 물량 확보 경쟁을 위해 새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올 들어 지난 12일을 제외한 7거래일 연속 매도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기관 투자자는 코스피에서만 4조461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로 인해 기대됐던 1월 효과도 무색해졌다. 통상 1월 주가 상승률은 뚜렷한 이유 없이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금리인상 악재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겹치면서 지난 12일 기준 코스피는 이달 0.54% 하락했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IPO로 올해 1월에는 1월 효과가 약화하거나 유의미하게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시가총액이 70조원에 달하는 전례 없는 규모의 대형 IPO로 수급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상장 직후인 1월 말엔 대형주 수급 부담이 정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모가 상단 확정 시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70조원으로 상장과 동시에 삼성전자(471조원)와 SK하이닉스(93조원)에 이어 코스피 시총 3위 등극한다. 코스피 시총의 3%가 넘는 수준이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대형 IPO 종목이 상장했을 때 코스피는 하락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월간 기준 IPO 종목 시총이 코스피 시총의 2%가 넘으면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직후엔 액티브 투자자들의 매수가 유입될 여지가 크지만 코스피200,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등 주요 주가지수들에 편입될 때에는 유입 금액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이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다른 코스피 대형주들에 미칠 영향도 상장 당일과 직후에 가장 클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 시기를 대형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는 이달 말은 코스피 대형주의 수급 부담이 정점을 이루는 시기일 가능성이 높아 이때를 주가 지수와 대형주 매수 적기로 삼아 비중을 늘려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 올해 IPO 열풍 물꼬 틀까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공모주 시장의 흥행 물꼬를 틀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청약 증거금이 증시 주변자금으로 남아 공모주 열풍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후엔 현대엔지니어링,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현대오일뱅크 등 줄줄이 대어급 상장이 대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후 주가 추이에 이후 IPO 시장 흥행 열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 증거금으로 최소 30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모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증시 주변자금 형태로 존재하다가 공모주 투자에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LG에너지솔루션 몸값이 100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며 상장 이후에도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시장점유율 중국 CATL(31.2%)에 이어 2위(21.2%)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2차전지 관련 특허를 2만2000건 이상 보유했다.

    전혜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정 시총은 112조원이지만 37.4~46.4%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가 산정됐다"며 "물론 대규모 설비투자로 경쟁사 대비 수익성 개선이 다소 더딜 수 있지만 올해부터 미국 공장이 본격 가동하면서 판매량이 증가하고 점유율이 확대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