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LA·뉴욕·장자제 등 장거리 노선 독과점 문제공정위, 장거리 노선 반납 등 '조건부 승인' 전망도싱가포르, 조건 없는 결합 승인…공정위에 영향 미칠까
  •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원회의가 9일 개최된 가운데 장거리 노선 축소문제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성욱 위원장 주재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안건으로 하는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전원회의는 공정위원 9명과 공정위 심사관이 대한항공측의 의견을 들은뒤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이날 전원회의에서는 공정위가 작년말 사실상 조건부 승인을 전제로 제시했던 독과점 예상 노선에 대해 운수권 재배분이나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을 일부 반납하는 안에 대해 중점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전인 지난 2020년 1월 기준 대한항공은 110개 국제노선을, 아시아나항공은 75개의 국제노선을 운항하고 있었는데 공정위는 두 회사 합병시 중복노선 65개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중 100% 독점노선은 인천발 LA·뉴욕·시애틀·바르셀로나·장자제·프놈펜·팔라우·시드니를 오가는 노선, 부산발 나고야와 칭다오를 오가는 노선이 포함된다. 

    대한항공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슬롯 반납과 운수권 재분배 대안외에도 운임 인상 제한, 서비스 축소 금지 등의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전원회의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운수권 반납에 합의하는 등 독과점 해소를 위해 적극 나설 경우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해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운수권 반납 등 '조건부 승인'이 대한항공의 시너지 효과 기대감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초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더해 대한항공이 반납한 장거리노선 운수권의 경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수익창출 문제로 인해 가져가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때문에 최악의 경우 해외항공사에 운수권이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앞서 임의신고국인 싱가포르의 경쟁·소비자위원회(CCCS)는 두회사의 합병에 아무런 조건없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는 점은 공정위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현재 두 회사의 합병 승인을 심의중인 국가는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일본 등으로 이들 국가는 필수신고국이며 영국과 호주는 임의신고국가다.

    한편 공정위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전원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