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난소암·골암·림프종에서 발생 多진단 후 1년 간 1인당 진료비 '541만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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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보건자료연구원
    선행암 치료로 이미 신체적,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을 겪은 환자가 다시 마주치는 이차성 혈액암의 초기 경제적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의연)이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 치료를 받은 후 유전적 손상으로 새롭게 발생하는 이차암인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에 대한 국내 현황을 17일 발표했다.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은 암 치료 후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급성 골수성백혈병과 골수형성이상증후군(비정상적인 조혈모세포로 인한 혈액암)을 의미한다. 

    보의연은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의 발생 현황과 고위험군 선별을 위한 위험요인 분석’ 연구에서 국립암센터 암등록자료와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연계해 추적기간별, 성별, 암종, 치료별로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의 발생 현황과 위험인자를 분석했다. 

    위 연구진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25종의 선행암 환자 중 항암화학요법 또는 방사선요법 치료를 받은 34만 2875명을 대상으로 2019년까지 추적했다.

    연구 결과 34만 2875명 중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이 발생한 환자는 총 629명(0.18%)으로 절대적인 발생수는 적었다. 하지만 이 환자들의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 발생 위험은 일반인구 집단과 비교하여 2.9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선행암 진단 후 5년 이내에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이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선행암 진단 후 5년 미만에서 일반인구 집단 대비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 발생 위험이 17.4배나 높았고, 실제 환자 수도 총 408명이었다. 

    암종 및 성별로 살펴보면,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이 발생한 환자 629명에서 여성 유방암 환자가 115명(18.2%)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여성 중 유방암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 암종은 갑상샘암(54명)을 제외하고 난소암(27명), 악성림프종(20명),형질세포종(20명) 순이었다.

    남성의 경우에는 악성림프종(48명), 폐암(36명), 간암(33명) 순이었으며, 선행암에 대한 세포독성치료라는 특별한 병인으로 발생하는 만큼 남녀 모두에서 고령이 위험요인은 되지 않았다.

    또한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의 여부와 급성 백혈병 원인 중으로 꼽히는 백혈병 호발제제의 사용 여부 또한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 발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걸로 밝혀졌다.

    항암화학요법 단독치료군과 방사선요법 병행군에서는 일반인구집단 대비 모두 3배 이상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 발생 위험이 높았으며, 백혈병 호발제제를 2개 이상 사용할 때도 위험도가 약 9배로 나타났다. 

    단, 표적치료제만 사용한 경우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 발생 위험이 일반 인구집단과 차이가 없었다.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 환자들의 진단 후 1년 이내와 3년 이내의 의료비용을 분석한 결과, 진단 후 1년 간 1인당 진료비 총액은 541만 2061원이다. 3년 이내의 평균 전체 비용은 621만 5873원으로 첫 1년에 진료비용이 집중된 셈이다. 

    치료연관 골수계 종양은 이미 선행암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1인당 진료비용이 무려 5배 이상 높은 고액암인 것을 확인된 것이다.

    연구책임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홍준식 부교수는 “발생 환자의 수가 절대적으로는 적기 때문에 보통의 암환자들이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 후 혈액암 발생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면서 “확인된 고위험군에서는 치료 후 5년간 추적 혈액검사 등을 충실히 시행하고 비슷한 효과가 예상된다면 고위험 약제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