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862조·국가채무 939조 곳곳 '자산 버블' 붕괴 신호 '기축통화' 먼 얘기… 재정 건전성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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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가계빚이 사상 최대규모인 1862조원을 기록했다. 가계신용에 포함되지 않은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하면 2000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또 정부의 국가채무는 939조1000억원으로 추산돼 가계와 나라빚이 3000조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유동성이 축소되는 통화긴축기를 맞아 마이너스 게임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 버블' 꺼질 일만 남았나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작년 4분기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가계신용잔액은 1862조1000억원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신용카드 할부 금액 등까지 포함한 포괄적 가계빚을 뜻한다.매 분기마다 불어난 경제 규모만큼 가계신용도 덩치를 키워왔으나 코로나19가 촉발된 이후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작년 한해에만 빚투·영끌 광풍 속에 134조1000억원이 늘었다. 이러한 추세는 2020년(127조3000억원)과 비교해 6조3000억원이나 증가폭을 키운 데다 역대 최대 기록인 2016년의 139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다.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4분기부터 증가세 일부 완화됐으나 이러한 추세라면 연내 가계빚이 200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뒤따른다.가계신용에 잡히지 않는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하면 이미 2020년부터 2000조원은 넘어선 상태다. 작년 3분기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은 583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와 별도로 자영업자가 받은 가계대출은 304조4000억원이다.이러한 빚잔치는 언제든 우리경제에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한은이 지난 연말 펴낸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에 비해 높은 부채비율과 증가 속도가 우리 경제의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고 봤다. 특히 부동산 가격 버블이 대출 증가를 견인해 금융불균형이 커졌고 극단적인 외부 충격땐 GDP 성장률이 연간 -1.4%가 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내놨다.자산버블 붕괴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인플레이션에 맞선 금리 인상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공포까지 겹치면서 주식·코인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은 고공행진하고 있다.부동산 시장은 심각한 거래침체에 빠졌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거래량이 급감해 주택매각이 어려워지면 무리하게 갭투자에 동참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채무불이행 위험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 우려했다.거래침체가 지속되면 내수부진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위험성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란 진단이다. 금융당국 역시 향후 금융 불안정에 대비해 은행권에 대규모 충당금 적립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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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신용등급 하락 걱정해야나라살림도 빚더미에 앉았다.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2019년 이후 3년 연속 '마이너스'다. 2020년 정부 총수입은 478조8000억원인데 반해 총지출은 549조9000억원으로 71조2000억원의 적자를 봤다. 지난해는 총수입이 570조원(잠정)으로 1년새 91조2000억원이나 늘었으나 지출이 600조원으로 예상되면서 30조원대 적자가 날 전망이다.특히 지난해 초과 세수가 61조4000억원이나 더 들어왔으나 연달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재정에 구멍이 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국가채무가 939조1000억원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국가부채의 급격한 증가는 국가 신인도 하락 위험요인이 된다.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 국가채무를 문제삼았다. 피치는 "한국은 단기적으로 국가채무 증가를 감당할 수준이나 채무비율이 지속 상승해 중기적 관점서 신용등급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현재 한국의 신용등급을 평가하고 있다.하지만 여당 대선주자가 국채를 더 찍어내 나라빚이 더 많아져도 된다고 발언해 파장이 일고 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TV토론에서 "우리가 곧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추가 국채 발행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기축통화는 통상 나라 간 무역 결제, 환율 평가 등 국제거래서 주요 역할을 하는 통화를 뜻한다. 기축통화의 범위를 넓게봐야 미국 달러, 유럽연합의 유로화, 일본의 엔화, 영국 파운드화 정도라는 게 학계의 공통된 인식이다.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1월 기준, 국제결제에 사용된 통화비율은 달러가 39.92%로 1위였고 20위 헝가리 포린트까지 공개됐는데 해당 순위에 원화는 없었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 후보는 앞서 국가부채비율이 100% 넘어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발언도 했었다"면서 "3년 연속 재정수지 적자를 봤는데 재정 건전성을 어떻게 유지할 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할 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