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센트럴 타워 유력현대카드와 거리두기현대차그룹 독자 경영 잰걸음
  • ▲ 현대캐피탈 본사.ⓒ뉴데일리
    ▲ 현대캐피탈 본사.ⓒ뉴데일리
    현대캐피탈이 여의도를 떠난다. 이르면 7월께 서울역 인근으로 본사를 옮긴다.

    현대자동차그룹 직할로 편입되면서 분위기 일신 차원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정태영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카드와의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본사를 7~8월중 서울역 인근 그랜드센트럴 타워로 이전할 예정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사옥을 이전하기 위해 금융사가 몰려 있는 광화문이나 을지로 인근을 알아봤다"며 "빠르면 7월중 이전하게 되면 완전히 현대카드와 분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이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만큼 현대카드·커머셜과 함께 사용 중인 여의도 본사를 정리하고 동종 업종 간 협업이 용이한 서울역으로 옮기게 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장기적으론 강남구 삼성동 일대 옛 한국전력 부지에 짓고 있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GBC는 2026년 하반기 완공 목표여서 4년간 서울역 일대에서 사업을 영위한 뒤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현대자동차계열 금융3사(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는 2008년 국회의사당 앞 쌍둥이빌딩에 나란이 입주한 후 약 14년 만에 여의도 시대를 마무리하게 됐다. 

    현대캐피탈의 사옥 이전은 현대카드·커머셜과의 거리를 두고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직접 경영하면서 자동차 금융까지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현대캐피탈에서 물러나면서 현대캐피탈은 현대카드·커머셜과의 분리행보에 돌입했다.

    현대카드와 공통으로 운영하던 조직을 해산했고 대규모 인사를 통해 인적 분리를 진행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임원 29명의 겸직 체제를 해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정 부회장의 아내이자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의 차녀인 정명이 사장도 현대캐피탈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사옥 이전을 계기로 이러한 분리 행보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대캐피탈이 서울역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본격적인 현대차 그룹 직할 경영 체제에 진입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정 부회장은 현대커머셜을 통해 현대카드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현대커머셜은 현대카드 지분 4%을 취득하며 지분율이 28.54%로 증가했다. 현대자동차 다음으로 현대카드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현대커머셜은 정태영·정명이 부부가 현대자동차와 같이 37.5%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주목할 점은 정 부회장과 긍정적인 관계를 쌓은 것으로 알려진 푸본금융그룹의 현대카드 지분이다. 푸본그룹은 푸본생명과 타이페이푸본상업은행을 활용해 현대카드 지분 20%를 인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현대카드·커머셜과 현대캐피탈은 내부적으로 이미 다른 체제로 운영되면서 건물도 따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사옥 이전으로 분리 경영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