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형 CFO "이사회 경영진 평가 관계사로 확대"SK㈜, 프리미엄 거버넌스 구축 가속페달최태원, 이사회 중심 경영 강조… "장기적 신뢰 이끌어 낸다"
  • ▲ SK㈜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29일 서울 서린동 소재 SK빌딩에서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SK㈜
    ▲ SK㈜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29일 서울 서린동 소재 SK빌딩에서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SK㈜
    SK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인 SK㈜가 이사회 중심으로 책임경영을 강화한다.

    이성형 SK㈜ 재무부문장(CFO)은 29일(화) 오전 10시 SK서린빌딩 3층 수펙스홀(SUPEX Hall)에서 열린 ‘제3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경영진 평가를 지주사가 지분을 보유한 관계사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표이사 평가가 더욱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구체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는 프리미엄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작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가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며, 곧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회 산하에 '인사위원회'와 'ESG위원회'를 신설해 ▲대표이사 평가 및 유임 여부 검토 ▲대표이사 후보 추천 ▲사내이사 보수 적정성 검토 ▲중장기 성장전략 검토 등 핵심 경영활동을 이사회에 맡기면서 ‘거버넌스 스토리’의 실천 노력이 본격화했다.

    인사위원회는 기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수행하던 사외이사 후보 추천 기능뿐 아니라 대표이사 평가와 함께 대표이사에 대한 상시 견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임기 중 교체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ESG위원회는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사항에 관한 이사회 검증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됐다. ESG위원회는 환경‧사회적 가치‧지배구조와 관련된 전략을 분석해 회사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회사 경영전략 수립의 배경을 사외이사에 설명하고, 위원회 소집과 회의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장동현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로는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어 회사의 투자와 전략과 관련된 안건 심의 과정에서 대주주가 사외이사들의 의견에 사전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SK㈜는 이러한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 실천을 더욱 명확히 명문화하기 위해 정관에 기업지배구조헌장 제정의 근거를 마련했고 기업지배구조헌장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SK㈜는 지난 2018년 주주 권리, 이사회∙감사 기구 역할 등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회사의 의무와 역할을 담은 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한 바 있으며 작년(2021년 12월) 지배구조헌장 전면 개편을 통해 이사회중심경영 및 주주친화경영의 강화된 의무를 명문화 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글로벌 경영계의 화두로 자리 잡은 'ESG 경영'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최 회장의 이사회 중심 경영 방침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태원 회장은 "거버넌스 스토리의 핵심은 지배구조 투명성을 시장에 증명해 장기적 신뢰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에 SK그룹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이사회 중심경영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거버넌스 스토리(Governance Story)’를 위해 이사회 역량 및 역할 강화, 투자자 등 파이낸셜 소사이어티와의 소통 확대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그룹은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이사회 권한 및 사외이사 역할 강화 등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지난해 수펙스추구협의회 17개 관계사 중 증시에 상장된 10개사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은 60% 육박하고, 이 중 7개사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8월 열린 SK㈜ 이사회에서 사내이사인 최 회장과 이찬근 사외이사가 해외 투자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지만 나머지 이사들이 찬성해 해당 안건이 가결된 것이 대표적이다. SKC 이사회에서도 2차전지 음극재 시장 진출을 위해 영국 실리콘 음극재 생산업체와 추진한 합작법인 투자 안건이 일부 이사들의 반대로 부결되기도 했지만 재검토를 거쳐 다음 이사회에서 통과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최 회장과 13개 관계사 사외이사들이 세 차례 워크숍을 열고 지배구조 혁신 방안을 논의하는 등 전사적으로 거버넌스 스토리 실행에 주력했다.

    현재 SK 각 이사회는 독립된 최고 의결기구로서 CEO 후보추천과 평가, 보상까지 관여하고 있으며, 외부 시각까지 참조해 기업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사회가 독립성, 전문성을 토대로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사내이사들의 뜻과 다른 의결 결과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등 이사회 중심경영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SK 관계자는 "이사회 역할 강화는 지배구조 투명화의 핵심"이라며 "이사회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