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리스크·금리 인상 등 하방 압력에 2700선 지루한 공방악재 상수…당분간 박스권 등락 예상조정 해소국면 종목·자체 자본조달 가능한 고성장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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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주식시장의 하방 압력이 높아지면서 코스피가 연일 박스권을 지속하고 있다. 당분간은 실적 발표 등에 따른 개별 종목의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86% 내린 2704.71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전기·전자,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코스피를 동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외국인들은 긴축 우려에 따른 달러 강세 영향으로 선물 시장에서 1조원 넘는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 하방 압력을 더했다.

    코스피 지수는 수개월째 2700선을 두고 지루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미국 긴축 우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연초부터 국내 증시가 부진을 이어간 탓이다.

    지수가 쉽사리 올라가지 못하는 형국이 지속되면서 변동성이 큰 테마주에 유독 수급이 쏠렸다. 쌍용차 인수를 기대한 각종 관련주와 치솟는 원자재 가격에 따른 영향으로 사료주는 물론 윤석열 당선인 관련 테마주로 돈이 몰린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박스권 장세에서는 순환매 플레이가 알파 창출의 대안이긴 하지만 현재의 순환매 속도는 기존 순환매 장세보다 빠르게 전개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마켓 타이밍 매매는 지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 국채금리의 상승 등 증시 악재들은 여전한 만큼 당분간 증시가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인플레이션과 금리 사승은 상수이고 매크로 이슈도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코스피가 큰 폭의 조정을 거칠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라면서 "밸류에이션과 기술적 측면에서도 견고한 하방 경직성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는 좁은 박스권을 중심으로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펀더멘털과 무관한 테마주 투자보단 기업의 개별 실적이나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종목 중심으로 대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당분간은 분기·연간 실적 전망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의 가장 큰 질문은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서도 물가와 경기를 안정시키는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라며 "결국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이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등 대형주 강세가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증시의 낙폭이 심화되고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이를 대체하고 있는 종목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증시는 박스권 하단 지지력이 견고하고 여전히 비우호적인 매크로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며 "조정의 빌미가 해소되는 국면에 있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종목 중심의 대응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기아와 삼성전기, 제일기획을 거론하면서 "조정의 빌미가 해소되는 국면이며 이미 조정을 거쳤기 때문에 증시 변동성 확대 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기지만 자체 자본조달이 가능한 고성장주에 선별적 관심이 필요하다 조언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의 할인율을 높여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줘 일반적으로 성장주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인식되지만 성장주의 금리 상승기 성과는 투자유치와 이익증가 중 어느 쪽에 의해 비즈니스 확장이 이뤄지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외부 자본조달 없이 자체적인 이익으로 투자와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기업들의 경우 오히려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