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M코리아, 샤넬 등 명품업체 강북에 둥지무신사·젠틀몬스터 성수동 사옥 건립패션의 흐름 강북으로·강남 높은 임대료도 한몫
  • ▲ 구찌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구찌
    ▲ 구찌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구찌
    과거 청담동·강남에 밀집돼 있었던 패션업계들이 강북에 속속 터를 잡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패션그룹 OTB그룹은 올 상반기 OTM코리아을 설립하며 한국 시장에 직진출했다. 메종마르지엘라, 마르니 등을 전개하는 OTM코리아는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콘코디언에 퉁지를 틀었다.

    이미 다수 명품 업체도 강북에 자리잡고 있다. 샤넬코리아는 서울 중구 서소문동 퍼시픽 타워에 위치했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디올)도 중구 수하동 페럼타워에, 티파니코리아도 중구 수표동 시그니쳐타워에 자리잡았다. 발렌티노코리아는 종로구 공평동 센트로폴리스에, 까르띠에·반클리프 등을 보유한 리치몬드코리아는 중구 퇴계로에 있다.

    패션회사들도 강북으로 집결했다. 무신사도 성동구 성수동1가에 부지를 매입, 현재 사옥을 짓고 있다. 패션 브랜드 젠틀몬스터도 성수동에 부지를 매입하고 사옥을 건립 중이다. 이밖에 키키히어로즈, 분크, 아더에러 등 이곳으로 사옥을 옮겼거나 현재 사옥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본사 이전과 함께 체험형 매장도 잇달아 오픈했다. 디올은 다음달 1일 성동구 성수동에 약 210평 규모 콘셉트스토어 디올 성수도 연다. 구찌도 지난 3월 이태원 구찌 가옥 플래그십 스토어에 레스토랑 구찌오스테리아 서울을 열었다. 브라이트링도 2월 레스토랑과 부티크가 모인 복합공간 타운하우스 한남을 오픈한 바 있다.

    패션업계는 그동안 명품의 주 소비처이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는 강남에서 줄곧 자리를 지켜왔다. 유행의 중심지인 만큼, 트렌드를 선도하는 전문가들이 이곳에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또 높은 임대료로 수익성은 낮지만 입지 자체만으로도 상징성과 광고효과가 있어 선호했다.

    하지만 최근 한남동, 성수동 등 MZ세대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패션의 흐름도 점차 강북으로 옮겨가면서 이곳으로 이동하는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강남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치솟는 임대료도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존스랑라살(JLL)가 최근 발행한 서울 A급 오피스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강남 권역에서는 실질임대료가 전분기 대비 3.3%, 전년대비 6.5%의 큰 폭으로 상승한 3.3㎡당 11만7300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이 가지는 상징성을 생각하면 브랜드 입장에선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상권"라면서 "최근 광화문 일대와 한남동, 성수동 등이 주목받으면서 강북을 주목하는 것 같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