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당기순익 전분기 대비 11.5% 감소브로커리지 선방에도 IB 부문 18% 줄어종투사 인가 획득…"속도보다 방향, IB 활력 예상"
  •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이 수익구조 다각화를 과제로 기업금융(IB) 부문 강화에 힘쓰고 있지만 관련 실적 성장세는 주춤한 모습이다. 최근 종합금융투자사업가 인가를 획득하며 초대형IB 진출을 예고한 만큼 성공적인 수익 다변화를 이룰지 주목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1820억원) 대비 11.5% 줄어든 1610억원으로 나타났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79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5% 감소해 다소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금리 인상 등으로 증시가 위축되면서 급격한 실적 타격이 우려돼왔다. 그럼에도 해외 파생 수수료의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 폭을 일정 부분 만회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반면 IB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 대비 18.1% 줄어든 430억원으로 나타났다. DMC과 ECM은 전분기 대비 각각 61.1%, 127.4% 증가했지만 시장 둔화 영향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전분기 대비 24.8% 감소한 영향이다.  

    키움증권은 과도한 브로커리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IB 부문을 강화하는 등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68%에 육박하던 순영업수익 내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비중은 IB 비중이 늘어난 만큼 꾸준히 줄어 59%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점증하던 순영업수익 내 IB 비중은 올 1분기 PF 수익이 줄면서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해 1분기 9.9%이던 IB 수수료 비중은 그해 4분기 16.1%까지 늘었다가 올해 1분기 다시 14.3%로 내려왔다.

    회사 수익 구조에서 여전히 리테일 이익 비중이 높다는 점은 투자 매력을 떨어뜨려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키움증권의 주가는 19.8% 하락했다. 

    부진한 1분기 실적 발표에 증권가에선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낮춰잡고 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유안타증권·대신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은 이 회사의 주가 눈높이를 일제히 낮췄다.

    다만 키움증권이 이달 초 국내 9번째 종투사로 지정되면서 장기적으로 IB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종투사 지정에 따라 키움증권은 회사 자본의 2배 이내에서 투자자 대출이 가능해지고 기업 신용 공여 업무도 할 수 있게 됐다.

    키움증권은 종투사로서 자본 규모별로 가능한 업무 기반을 구축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업 인수·합병(M&A) 금융, 중소기업 여신 등 기업 성장 과정에 필요한 자금 수요와 자문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이전보다 더 큰 규모의 수수료 수익이 기대된다.

    나아가 초대형IB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 자기자본은 3조8000억원 규모로, 연내 초대형IB 지정 자격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대형IB로 지정되면 대규모 자금조달을 통해 메자닌·해외부동산 등 다양히 투자할 수 있어 치중된 리테일 의존도를 낮추는 데 용이하다. 키움증권은 초대형IB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해 체계적으로 준비해나갈 방침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편한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대형사로서 입지를 다져가는 중이다. 수익구조 다변화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최근 종투사로 지정되면서 신용 여력 확대됐다. 유의미한 IB 수익 증가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속도보다 방향성에 집중한다"고 평가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신용을 가장 잘 활용하는 증권사로 이번 종투사 지정으로 그동안 주력해왔던 IB 부문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종투사 진출로 인한 모멘텀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IB 조직 역량을 강화해오면서 과거보다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면서 "종투사 인가를 받음으로써 가능한 비지니스 영역이 확대된 만큼 업무가 본격화되면 실적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