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만찬서 바이든-정의선 회동 가능성70억달러 투자, 조지아주에 공장설립 전망노조 "단협 위반" 반발. 올해 교섭 난항 우려
  •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1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동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간담회 모습. ⓒ현대차그룹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1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동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간담회 모습.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미국 현지에 전기차 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노조는 ‘강력 대응’ 입장을 나타내면서 노사간 갈등이 우려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바이든 대통령 초청 환영 만찬이 진행된다. 이 자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재계 주요 인사들이 초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 회장 간 전기차 공장 설립 등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문재인 전 대통령 방미 기간 중 2025년까지 5년간 미국에 74억 달러(약 9조4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에 전기차 생산설비를 갖춰 아이오닉5(현대차), EV6(기아), GV60(제네시스) 등을 현지 생산해 미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최근 주요 외신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맞춰 미국 조지아주에 70억 달러(약 8조9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공장 설립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도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공장 설립에 대해 협상 중인 단계이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운영책임자(COO)이 지난 1월 인터뷰에서 “미국에 74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중”이라면서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건 확실하다”고 밝히면서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설립하는 건 시간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 지난 3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현대차
    ▲ 지난 3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현대차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바이든 정부가 현지 생산 차량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와 친환경차의 보급을 적극 확대하는 ‘그린 뉴딜(Green New Deal)’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이 전동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글로벌 전기차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 3월 ‘2022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주요 전기차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2030년 미국 시장에서 전체 자동차 판매의 58%에 해당하는 53만대를 전기차로 판매해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 11%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공장 위치는 조지아주가 유력하다. 기아는 지난 2009년부터 조지아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인근 앨라배마주에는 현대차 공장이 위치해있다. 아울러 조지아주에는 SK이노베이션 산하 SK온 공장이 있다. 현대차그룹이 SK온과 전기차 생산에 핵심인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할 경우 원활한 배터리 수급이 가능하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할 경우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최근 언급되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은 내년 착공, 2025년 가동이 될 것으로 보이며, 2026년부터 전기차 볼륨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 현대차 노조가 지난해 5월 미국 투자 방안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합뉴스
    ▲ 현대차 노조가 지난해 5월 미국 투자 방안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합뉴스
    한편,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그룹의 미국 전기차 공장 설립 추진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7일 소식지에서 “단협은 해외 공장 신·증설 시 조합에 설명회를 열고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고용안정위원회 의결을 거치도록 했다”면서 “이번 미국 공장 설립 추진은 단협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기아 노조도 같은날 소식지를 통해 “전기차 시대 도래와 고용확보를 위해 국내부터 전기차 공장을 설립해야 한다”면서 “일방적인 해외투자 계획에 노조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올해 노사 간 임금 협상에서 기본급 인상, 정년 연장 외에 미국 현지투자 사안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타결까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