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지니뮤직 자회사 밀리의 서재, '개인정보 유출'SKT 투자회사 SK스퀘어, 원스토어-SK쉴더스 IPO '철회'대내외적 악재로 IPO 가시밭길... 모회사 기업가치 악영향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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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리의 서재 홈페이지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자회사를 앞세워 기업공개(IPO)에 나섰지만, 대내외적 리스크가 잇따르고 있다. 신사업 재편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 지니뮤직 자회사 독서 플랫폼 기업 '밀리의 서재'가 IPO를 앞두고 해킹 공격을 받아 회원 1만 3000여 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

    앞서 밀리의 서재는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올해 IPO를 완료하고,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콘텐츠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었다.

    구현모 KT 대표 역시 신사업 중심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주형 회사 전환을 강조해 왔다. 계열사 50여 개의 개별 사업군을 재배치하고, IPO를 통해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를 실현하겠다는 것.

    구 대표는 상장 첫 단추로 밀리의 서재를 꼽고 케이뱅크 등 자회사들의 상장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증권가에서도 얼어붙은 국내 IPO 시장에 반전 분위기를 꾀할지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밀리의 서재가 해킹 공격이라는 악재에 직면하면서 IPO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 SK텔레콤에서 분사한 SK스퀘어의 상장 철회 절차를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K텔레콤과 인적분할을 통해 출범한 SK스퀘어는 투자 영역을 담당한다. 기존 통신 사업과 반도체∙ICT 투자 영역을 분리해 성장을 가속화 하겠다는 전략으로 설립됐다.

    당시 SK스퀘어는 반도체,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주요 포트폴리오 자산을 기반으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그 일환으로 자회사 원스토어와 SK쉴더스를 올해 상반기 내 상장시킨다는 계획을 밝혔다.

    원스토어와 SK쉴더스는 지난달 각각 IPO에 들어갔지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라는 악재에 휩싸였다. 결국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면서 상장 철회라는 뼈아픈 결정을 내려야 했다.

    업계에서도 KT와 SK텔레콤 자회사들의 향후 IPO 시나리오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렇게 되면 각사가 내건 신사업 재편에 차질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모회사의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밀리의 서재 해킹 사건으로 KT 주가는 7일 종가 기준 3만 735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06% 하락했다. SK스퀘어 역시 지난달 IPO 철회 직후인 12일 기준 4만 3100원으로 신저가를 경신한 바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자회사 IPO는 흥행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모회사의 기업가치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며 "이통사들의 신사업 재편 속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다분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