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지연에 부채비율 폭증, 3000% 넘봐현금흐름 개선에 이자비용은 충분히 감당1750억원 규모 CB 발행 등 자구책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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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회복세를 탄 현금창출력과 자금조달 기반 경영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대한항공과의 인수합병(M&A) 진행이 더뎌지는 가운데 자체 경쟁력을 키워 합병 지연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175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영구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표면 이자율은 4.7%, 만기 이자율은 5.1%로, 조달한 자금 전액을 채무 상환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자회사 에어부산에 대해서도 무상감자 및 유상증자 시행을 확정했다. 코로나19 직격타로 에어부산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자 무상감자를 통해 회계상 손실을 털어내고, 유상증자로 자금을 수혈해 부채비율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자체적인 재무개선 작업이 잇따르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이후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아시아나항공에 투입 예정이지만 M&A 진행 속도가 더뎌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자구노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는 국내를 비롯해 총 14개 국가 중 8개 국가의 승인을 받았고, 6개 국가의 승인이 남은 상태다. 필수신고 국가 중에서는 미국과 중국, EU, 일본의 심사가 남았고, 임의신고 국가 중에선 영국과 호주의 승인이 남아 있다.

    대한항공은 각국으로부터 조속한 승인을 받기 위해 5개팀 100여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운영 중이다. 다만 경쟁당국의 양사 합병에 따른 독과점 시장 형성에 대한 우려가 커 이들을 설득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18년 649.3%에서 ▲2019년 1386.7% ▲2020년 1171.5% ▲2021년 2410.6% 등 급증하다 올 3월 말 현재 2811%까지 치솟아 3000% 고지를 위협하고 있다. 기업 자산 중 실제 이자를 지급하는 차입금 비중을 나타내는 차입금의존도 역시 60.7%로 건전성 기준(20% 미만)을 크게 웃돌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는 2019년 한·일 갈등에 따른 여행수요 감소, LCC(저비용 항공사) 공급 확대로 인한 경쟁심화 등으로 악화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으며 최악으로 치달았다. 지난해부터는 항공 화물사업 호조로 흑자를 내고 있지만, 고정비 증가와 자회사 적자 누적 등에 재무 사정은 더 취약해졌다.

    다행인 것은 올 들어 아시아나항공 이익 규모가 부채부담을 충분히 감내할 정도로 개선됐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3월 말 현재 이자보상배율은 1.6으로 ▲2018년 0.2 ▲2019년 –1.3 ▲2020년 –0.7 ▲2021년 0.3 등과 비교해 정상궤도에 진입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금액보다 얼마나 많은지 산출한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조차 상환하기 어렵다는 것을 나타낸다. 

    아시아나항공의 당기순이익에서 실질적인 현금유입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020년에는 –4055억원을 기록, 이자비용(3800억원)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조82억원으로 이자비용(3361억원)을 크게 웃돌았고 올 들어서도 1분기 이자비용(883억원)보다 4.9배 많은 4289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기업 결합을 앞두고 있어 유상증자 등 대규모 자금조달은 어렵지만 CB를 발행해 고금리 사채를 차환하거나 자회사는 유증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