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 전년比 0.79%p 상승기준금리 인상에 대출금리 상승 가능성 높아져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올 연말께 대출금리 상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8%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17일 기준 연 4.330∼7.140% 수준이다. 지난해 말(3.600∼4.978%)과 비교해 올 들어 6개월여 사이 상단이 2.161%p 상승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2.259%에서 4.147%로 1.818%p 치솟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 은행채를 포함한 채권시장 금리는 미국과 한국의 예상보다 빠른 긴축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올랐다.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현재 연 3.690∼5.681%다. 지난해 말(3.710∼5.070%)과 비교해 불과 반년 사이 상단이 0.611%p 높아졌다.

    신용대출의 경우 3.771∼5.510%의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지난해 12월 말(3.500∼4.720%)과 비교해 하단이 0.271%p, 상단이 0.790%p 올랐다.

    이미 최고 7%를 넘어선 대출 금리는 연말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 또는 빅 스텝(기준금리 한꺼번에 0.5%p 인상)에 대응해 연말까지 네 차례(7·8·10·11월) 연속, 총 1.00%∼1.25%p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한국 전망 보고서에서 "한은 금통위가 올해 네 차례 연속 0.25%p씩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 2.75%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은 "한은이 7월 빅 스텝에 이어 8·10·11월 기준금리를 0.25%p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시장금리와 그에 연동한 대출금리도 함께 들썩일 수밖에 없고, 기준금리 상승 폭(1.00%∼1.25%p)만큼만 높아져도 연말께 대출금리는 8%를 넘어서게 된다.

    다만 은행 대출금리의 상단은 대부분 우대금리를 하나도 적용받지 않은 최고 금리 수준이고, 대부분의 대출자는 주거래 은행에서 일부라도 우대금리를 받기 때문에 실제 모든 대출자의 체감 금리가 연내 8%에 이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올 들어 줄어든 만큼, 은행들이 영업 차원에서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해 대출 금리를 계속 낮춰 기준금리 인상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물가 상승, 경기 둔화 등으로 대출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은행도 무턱대고 계속 대출 문턱을 낮출 여력이 없다는 반박도 많다.

    만약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8%대에 달한다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약 14년 만의 일이다.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한 곳의 내부 주택담보대출 금리 통계를 보면, 혼합형(고정금리)의 경우 8%대 금리는 2008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변동금리 기준으로도 2008년 10월 이후 금리가 한 번도 8%를 넘지 않았다. 2008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대체로 7∼8%대였고, 일부 은행의 금리는 잠시 9%를 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