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연달아 최대 실적 경신 행진주력사업 카메라모듈 강화 및 '한계사업' 정리'적자 늪' 전장사업, 수주건전성 제고 지속 주문FC-BGA 등 유망사업 투자 결단… 조직문화 강화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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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이 정철동 사장 취임 이후 연거푸 최대 실적을 쏘아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체질개선 경영이 자리잡은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전장과 반도체기판 등 유망 사업에 대한 투자도 단행하며 미래 준비에 나서고 있다.LG이노텍은 지난 2018년 말 LG디스플레이 CPO(최고생산책임자)와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소재부품 전문경영인으로서 탁월한 역량을 입증한 정 사장을 CEO로 선임했다.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 기반을 다지고 LG화학에서 유리기판, 수처리필터 등 신규 사업을 조기 안정화했다. 또 IT산업의 지식과 경험이 풍부해 기업 간 거래(B2B)사업에서도 경험과 통찰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LG이노텍은 정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1년 후인 2020년 매출 9조5417억원, 영업이익 68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9.6%, 43%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56.6%, 85.6% 증가한 14조9456억원, 1조2642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2년 연속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LG이노텍의 이같은 성장세는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 호황과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결단을 내린 정 사장의 통찰력 때문으로 평가받는다.정 사장은 취임 후 "주력 사업의 시장지위는 더욱 견고히 하는 한편 5G,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신성장 분야에서도 새로운 먹거리를 적극 찾아 나가자"며 "비수익 사업은 강도 높은 혁신을 통해 신속히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 사장의 발언으로 LG이노텍은 비주력 사업 정리를 실천에 옮겼다. LG이노텍은 2020년 10월 LED사업이 수익성과 성장성 등 여러 측면에서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 앞서는 스마트폰용 기판(HDI)도 철수하며 채질개선에 주력했다. 수익성이 저조하고, 성장 가능성이 제한된 이른바 '한계사업'에 과감히 손을 뗀 것이다.동시에 주력 사업인 카메라모듈 사업은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했다. LG이노텍은 올해도 광학솔루션 사업의 경쟁력 확보 및 신모델 생산능력(CAPA) 확보를 위해 1조561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또 LG이노텍은 2021년 4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약을 맺고 비행시간 거리측정(ToF)모듈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ToF모듈은 거리와 입체감을 파악하는 3D센싱카메라의 핵심부품이다.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등에 장착하면 생체인증이나 동작인식, 증강(AR)현실 기능 등을 구현할 수 있다.3D센싱카메라 수요는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LG이노텍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아이폰에서 증강현실을 보여주기 위해 3D센싱카메라를 적용하고 있다. LG이노텍은 ToF모듈 등으로 카메라모듈사업 부가가치를 높여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최근에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4부터 전면 카메라 공급도 맡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정 사장은 주력 사업 강화와 함께 미래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LG이노텍의 전장사업은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수주 건전성 제고 등 지속적인 내부 혁신활동을 통해 수익성을 조금씩 개선시키고 있다. 정 사장은 취임 후부터 임직원들에게 줄곧 저가 수주를 줄이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올 초에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반도체 기판 시설과 설비에 413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며 신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판 사업 역량을 활용해 FC-BGA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난 3년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수익구조 개선 등 질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고, 일등사업 실현을 위한 전략과 미래준비 방향을 설정했다"며 "우리가 기대하는 사업 성과로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강한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정 사장은 조직 문화 강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집요하게 실행하는 조직 문화가 기본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정 사장은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프라이드(PRIDE)활동, 디지털 전환(DX), ESG 경영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1년에 이룬 성과와 결실에 자신감을 가지고, 2022년은 '실행'을 키워드로 꿈꾸는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 가자"며 "누구나 인정하는 '강한 실행력을 갖춘 LG이노텍'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