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나신평, 68개월 만에 'A' 평가안정적 주택 부문에 토목-플랜트까지 반등현금흐름 개선… 차입금의존도-부채비율도 제고
  • ▲ 을지로 대우건설 사옥. ⓒ대우건설
    ▲ 을지로 대우건설 사옥.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5년여 만에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주택 부문에서의 안정적인 실적과 토목·플랜트 부문의 반등으로 실적 개선이 뚜렷해진 데다 이에 따른 재무건전성까지 제고되면서다. 2010년대 들어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더해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나신평이 2016년 11월 '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한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2016년 3분기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 표명으로 '하향검토 대상'에 올랐다.

    배영찬 한기평 실장은 "국내 주택 및 주요 해외사업에서의 우수한 성과에 힘입은 수익성 개선, 현금창출력 개선을 바탕으로 재무안정성 제고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으로 일부 공기가 연장되면서 추가 원가를 반영했으나, 국내 주택사업에서 견조한 수익성이 유지되고, 베트남 사업 및 나이지리아 LNG 등 채산성 높은 해외사업 비중이 확대되면서 2020~2021년 영업이익률이 각각 6.86%, 8.50%로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2조2494억원, 영업이익 2212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주택·건축을 비롯해 이라크 신항만, 나이지리아 LNG 등 주요 대형 해외 프로젝트의 실적 기여 확대로 전 공종에 걸친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1분기 기준 약 11만가구의 주택·건축 분양 프로젝트에 대해 입주 및 공사 진행 중으로, 이 중 미분양가구는 2251가구를 나타내는 등 분양실적이 우수한 수준이다.

    올해도 1분기 3053가구를 분양했으며 △2분기 8600가구 △3분기 7100가구 △4분기 1만2300가구 등 공급 예정으로, 연내 3만994가구가 계획됐다. 현재 분양실적을 고려할 때 중단기적을 원활한 매출 및 영업이익 인식, 공사대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건축 중심의 매출 성장과 함께 이라크, 나이지리아 등 해외 거점 국가 중심의 해외수주 성과와 이에 후행한 매출 증가 및 원가율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다수의 손실 현장들이 완공 단계에 들어서면서 손실 규모가 이전에 비해 축소됐다. 앞서 대우건설은 해외공사 원가율 조정으로 2016년 토목 및 플랜트 부문에서 1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지속적인 추가비용 발생으로 2017~2019년 연평균 35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진행 중인 해외 현장들의 경우 운전자금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중단기적으로 대규모 손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주요 프로젝트인 이라크 신항만, 나이지리아 LNG Train 7 공정률은 20% 미만으로, 향후 관련 실적 기여도는 보다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이라크 알포 프로젝트 실행원가율이 확정되면서 올해 토목 마진은 9%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토목과 플랜트는 상당 기간 100%를 넘나드는 원가율로 주택·건축 부문의 이익을 갉아먹었다"며 "하지만 작년부터는 두 부문이 해외 전략사업지와 공종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면서 주택·건축 부문이 주도했던 과거에 비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수주는 1분기 2조6585억원(국내 2조3179억원)으로 연간 목표의 21.8%를 달성했다. 주택·건축 수주는 여전히 양호한 가운데 토목 및 플랜트 부문에서도 국내외 수주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연간 수주 목표 달성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해외에서 나이지리아 인도라마3(5000억원), 이라크 알포(6000억원), 리비아 발전(2000억원) 등 거점 국가 위주의 수익성 높은 유력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하반기 모잠비크 LNG Area 1 공사 재개 가능성은 토목·플랜트 부문의 실적 성장에 이바지하는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이밖에 베트남 THT 하노이 신도시 개발사업의 경우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2~3분기에는 토지매각 이익, 4분기에는 2단계 2차 빌라 인도 매출(자체사업) 등이 발생하면서 연간 2700억~28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연간 실적을 낙관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조사를 보면 대우건설은 올해 매출 9조8194억원, 영업이익 81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7383억원에서 10.7% 증가하면서 2010년대 들어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며 매출은 지난해 8조6852억원에 비해 13.0%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평균 연간 영업이익은 3215억원이다.

    정성훈 나신평 실장은 "해외 추가 원가 발생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현 수준에 비해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지만, 진행 중인 분양사업의 우수한 채산성 및 주요 해외 손실 현장들이 마무리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익 창출 기조가 중단기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견조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영업현금흐름이 증가하고 선수금 확보 및 매출채권 회수 등으로 운전자본 부담도 완화하면서 재무안정성도 제고됐다.

    1분기 보고서 분석 결과 자본총액이 2018년 2조1556억원에서 올해 3조3951억원으로 57.5% 증가했다. 4년새 1조2395억원이 확충된 셈이다.

    그러면서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37.2%)와 부채비율(213%)은 각각 42.0%p, 121%p 감소했다. 지표상 채무 부담이 적어도 3분의 1 이상 줄어든 것이다.

    정성훈 실장은 "분양실적이 우수한 주택현장들을 다수 확보한 점, 이전에 비해 원가율이 높은 해외 부문 익스포져가 지속 감소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개선된 재무안정성이 중단기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