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 이후 감소세 뚜렷쿠팡-넷플릭스-애플TV 등 스포츠 중계 시장 진출 및 검토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구독자 감소세에 접어든 OTT 업계가 스포츠 중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스포츠 종목 중계를 통해 신규 가입자를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넷플릭스, 애플TV 등의 OTT 사업자들이 스포츠 중계에 뛰어들었다. 애플TV는 내년부터 2032년까지 미국프로축구(MSL)을 전 경기 독점 중계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연간 최소 2억 5000만 달러(한화 약 3256억 원)으로 10년간 약 3조 256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 넷플릭스 역시 스포츠 중계권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국제 자동차 프로 레이싱 대회 F1(Formula 1) 중계권을 두고 ESPN, NBC, 아마존 등과 경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OTT 기업 역시 스포츠 중계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곳은 쿠팡플레이다. 쿠팡플레이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비롯해 해외파 선수 소속팀의 경기를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오는 7월에는 토트넘 홋스퍼를 한국으로 초청해 팀K리그, 세비야 FC와 친선경기를 마련했으며,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팬미팅 및 에스코트 키즈 참여 행사 등을 기획했다. 최근에는 프로축구연맹과 2025년까지 K리그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티빙의 경우에는 국내에서 메이저 스포츠는 아니지만, 마니아층이 확고한 종목의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각종 UFC 대회를 비롯해 복싱, 테니스 등을 독점 중계하고 있다.

    OTT 기업들이 스포츠 중계에 뛰어드는 이유는 명확하다. TV 중계에 집중된 스포츠 중계를 OTT로 가져와 해당 스포츠 팬들을 구독자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OTT로 스포츠를 시청하는 이용자들의 비중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1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주요 시청 프로그램은 오락·연예(66.7%), 드라마(42.1%), 스포츠(19.5%)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시청 프로그램의 약 20%를 스포츠가 차지하고 있는 만큼, OTT 업체들 입장에서 해당 콘텐츠의 경쟁력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상황이다.

    효율적인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최근 OTT 업체들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급격히 증가한 콘텐츠 제작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확실한 팬층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스포츠 중계가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더불어 구독자 이탈이 잦은 OTT의 특성상 고정적인 팬을 확보하고 있는 스포츠의 독점 중계는 락인(Lock-in)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OTT 업체들이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도 구독자 수는 1~2개월 반짝 증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하거나 비슷한 금액으로 확실하게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는 스포츠 독점 중계에 대한 OTT 업체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