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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號 LG 4년, '미래기업 전환' 준비 완료

'변화' 주도 40대 젊은 총수… 비주력 팔고 '미래' 올인취임 이후 '옥석 고르기' 전념… 계열분리 후 돋보인 '승부사' 면모과감한 실행력 '車 전장부품·전기차' 힘 실고 사업 다각화 모색

입력 2022-06-28 05:44 | 수정 2022-06-28 10:17

▲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LG

구광모 LG 회장이 취임한지 4주년을 맞는다. 지난 2018년 6월 29일 40대 젊은 총수로서 첫 발을 내딛은 구 회장은 지난 4년 간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LG그룹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구 회장의 추진력으로 경쟁력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접고 배터리와 전장사업, 인공지능(AI) 등 LG의 미래 먹거리 사업에 힘이 실렸다.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LG그룹의 가풍에 따라 구 회장은 아버지인 고(故) 구본무 회장의 타계로 40대 젊은 나이에 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다. 취임 첫 해엔 구 회장의 행보가 그리 크게 알려지지 않았을 정도로 정중동을 유지했고 그룹에 남아있는 숙부 구본준 부회장과 권영수 부회장 등 주요 임원들을 통해 그룹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는 시간을 주로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 회장 취임과 동시에 굵직한 인수·합병(M&A)건들이 성사되며 앞으로 구 회장이 이끌어 갈 LG의 면모가 조금씩 갖춰지기 시작했다. 2018년 7월에는 LG전자가 로봇회사인 '로보스타'를, 8월에는 역대급 인수 규모 기록을 세운 전장회사 'ZKW' 인수가 확정됐다. 이듬해 2월에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구 회장 취임 직후 거래가 성사되긴 했지만 사실상 인수가 예정돼있었던 곳들이었다.

이후 구 회장이 자신의 비전과 색채를 드러내며 가장 먼저 한 일은 그룹 내에 비주력 사업 중 경쟁력이 떨어지고 미래 비전과 맞지 않는 부문을 도려내는 것이었다. 구 회장 취임 이듬해인 지난 2019년엔 LG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비주력 사업이 대거 정리되고 보유한 부동산 등 유휴 자산을 매각하는데 초점을 둔 한 해였다. 구 회장이 취임하고 만 2년이 지나서야 구 회장이 세울 새로운 LG의 윤곽이 점점 드러나기 시작했다.

2019년 4월 LG디스플레이의 조명용 OLED 사업 청산을 시작으로 LG전자는 수처리 사업을, LG유플러스는 전자결제 사업을 매각했고 LG화학도 LCD 편광판 사업을 팔았다. 중국 베이징에 두고 있는 LG트윈타워 같은 부동산도 이 시기 매각 대상에 올라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한 구광모 회장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LG

구 회장이 취임 3년차를 눈 앞에 둔 지난 2020년 12월에는 LG전자가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인 'LG마그나' 설립을 발표하며 그동안 덜어낸 자리에 새롭게 심을 LG의 미래 사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LG그룹은 전자와 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차량용 전장사업 분야에 명운을 걸었고, '전장'은 구 회장의 추진력이 실린 대표적인 미래 사업으로 꼽히는 상황이다.

앞서 LG는 차량용 전장사업을 각 계열사 사업부를 통해 키워오고 있었지만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진입장벽 높은 B2B사업이라 좀처럼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어려웠다. 앞서 인수한 ZKW를 통해 전장시장에서 LG의 브랜드를 알리는데는 일부 성공했지만 체계화된 포트폴리오를 꾸려 차량용 전장 분야에 전방위로 뛰어들 필요성이 더 크게 와닿기 시작한 것이 구 회장의 취임 이후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처럼 구 회장이 전장사업에 힘을 본격적으로 실어주면서 LG는 차량용 전장과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총동원하는 모습이다. 구 회장 4년 간의 재임 기간 동안 LG가 유독 전장사업 M&A에 승부수를 띄웠다는 점에서 구 회장의 승부사적인 면모도 드러났다는 평가다.

얼마전 발표한 전기차 충전기 개발업체 '애플망고'를 LG전자가 GS그룹과 합심해 공동 인수에 나선 것 또한 LG가 얼만큼 전장사업과 전기차 시장에 진심인지를 보여준다. 차량용 모터나 디스플레이, 조명 같은 전장부품에 이어 전기차 분야에서 핵심인 배터리와 함께 충전기 제조 사업까지 추진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사 확보나 생산 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 구광모 회장 2022년 신년사 영상 캡쳐 ⓒLG

지난해 구본준 부회장이 LX그룹으로 계열분리를 진행하면서 구 회장표 LG에는 더 가속이 붙었다. 무엇보다 LG의 정체성 중 하나로 여겨졌던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전격 철수하면서 미래를 위한 그룹의 변화에 한치의 주저함 없이 칼 같은 구 회장의 새로운 모습도 엿보였다.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에서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면서도 과감히 발을 빼지 못하고 있었지만 구 회장의 단호한 결정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초 LG전자 태양광 패널 사업을 접은 것도 구 회장이 오로지 미래기업으로 생존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는 걸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태양광 패널 사업은 과거 아버지인 구본무 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왔던 터라 구 회장에게도 의미가 남달랐지만 사업의 미래와 그룹의 미래를 생각했을 땐 철수하는게 옳다는 냉철한 분석이 기반이 돼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 취임 후 불과 4년이 지났지만 LG에는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가 느껴진다. 이미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LG의 브랜드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구 회장은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100년, 200년 더 이어질 수 있는 기업으로 나아가야 할 전환점을 만드는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처럼 거시경제가 복잡다변화되는 시기를 거치면서 LG가 또 어떤 방향으로 미래 사업을 육성해나갈지 관심"이라며 "구 회장이 LG 변화의 중심에서 더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소희 기자 soy08@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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