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0.8%↑, 서비스업 견인… 투자 13.0%↑, 항공기 수입 늘어소비는 0.1%↓… 3개월 연속 감소는 2년여 만에 처음경기동행·선행지수 동반 상승… 대외위험성 여전·회복세 '안갯속'
  • ▲ 음식점.ⓒ연합뉴스
    ▲ 음식점.ⓒ연합뉴스
    지난달 생산과 설비투자는 늘어난 반면 소비는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여파로 3개월째 감소했다.

    현재와 앞으로의 경기동향을 나타내는 지수는 3개월 만에 동반 상승했다. 특히 향후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지수는 11개월 만에 반등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해 회복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통계청이 30일 내놓은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 지수는 117.1(2015년=100)로 전달보다 0.8% 증가했다. 1월(-0.3%)과 2월(-0.3%) 21개월만에 두달 연속으로 줄었다가 3월(1.6%) 들어 반등한 뒤로 부침을 반복하고 있다. 공공행정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서비스업을 비롯해 광공업에서 생산이 늘었다.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0.1% 증가했다. 4월 들어 7개월만에 증가세가 꺾였다가 한달 만에 반등했다. 전기·가스업에서 2개월 연속 생산이 줄었지만, 제조업 생산이 늘었다. 제조업 생산은 전자부품(-13.8%)과 반도체(-1.7%) 등에서 생산이 줄었다. 고물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웨이퍼가공장비 등 기계장비(6.2%), 레저승용차 등 자동차(1.8%)에서 늘면서 전달보다 0.1%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5.7%로 전달보다 1.0%포인트(p) 내렸다. 제조업 출하는 전달보다 0.8% 증가했다. 화학제품(-3.0%), 반도체(-2.0%) 등에서 줄었으나 석유정제(6.9%), 통신·방송장비(10.3%) 등에서 늘었다. 내수 출하는 1.5% 증가한 반면 수출 출하는 0.3%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1.1% 늘었다.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미용, 목욕탕 등 개인서비스업을 포함한 협회·수리·개인(-0.4%)에서 줄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도소매(1.2%), 운수·창고(2.9%), 숙박·음식점(4.3%) 등에서 생산이 늘었다.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조기집행 독려로 증가했던 공공행정(-2.7%)은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 ▲ 경기동향지수 동반 상승.ⓒ통계청
    ▲ 경기동향지수 동반 상승.ⓒ통계청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19.6을 기록했다. 전달보다 0.1% 감소했다. 3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2020년 1∼3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다만 감소폭은 둔화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1.2%) 판매가 늘었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1.2%)와 코로나19 확진자 감소로 의약품 등 비내구재(-0.3%) 판매는 줄었다.

    소매판매액(경상금액)은 47조5875억원으로 1년 전보다 8.2% 증가했다. 업태별로는 승용차·연료소매점(-3.4%), 대형마트(-8.4%), 면세점(-12.9%), 슈퍼마켓·잡화점(-3.7%)에서 판매가 줄었고, 전문소매점(4.3%), 백화점(12.9%), 무점포소매(2.6%), 편의점(6.7%)에선 늘었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13.0%나 증가했다. 3개월 감소 후 반등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11.9%)와 국제선 회복에 따른 기대감으로 항공기 등 운송장비(16.4%) 투자가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5.1% 증가했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요 도시 봉쇄령 여파로 전달 7.5% 감소했던 기저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증가세를 보였다. 토목(-0.4%) 공사 실적이 줄었으나 건축(8.3%) 공사 실적이 늘면서 전달보다 5.9% 증가했다. 건설수주는 주택, 공장·창고 등 건축(17.6%)과 기계설치 등 토목(22.5%)에서 모두 늘어 1년 전보다 18.6% 늘었다.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30.0%) 수주는 감소한 반면 부동산업 등 민간(31.1%)에서 증가했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성장은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경기 진단과 전망은 반등했다. 경기동향 지수는 2개월 연속 동반 하락하다 동반 상승으로 돌아섰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2로 전달보다 0.1p 올랐다. 내수출하지수, 광공업생산지수 등은 감소했으나 서비스업생산지수, 건설기성액 등이 증가했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9.4로 전달보다 0.1p 올랐다. 지난해 7월, 14개월 만에 지수가 내린 뒤 하락세를 이어오다 11개월 만에 반등했다. 다만 4개월 연속으로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코스피, 건설수주액은 감소했으나 장단기금리차, 경제심리지수 등이 증가한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서비스업 생산과 투자 지표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 내지 개선 흐름을 다시 이어가는 모습"이라며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글로벌 금융 여건 악화 우려로 앞으로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