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13일 미국 CPI 결과 주목…증시 방향성 가를 전망같은 날 한은 금통위…3회 연속 빅스텝 금리 인상 유력“물가 상승세 꺾이지 않을 경우 증시 변동성 불가피”
  • 지난주 코스피지수가 23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한 가운데 이번 주는 오는 13일 발표되는 미국 6월 소비자물가(CPI) 지수 발표와 같은 날 열리는 한국은행의 7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증시 방향성을 가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CPI 지수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지 않을 경우 주식시장에 주는 충격은 덜할 것으로 전망된다.

    7월 금통위도 주목해야 할 이벤트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빅스텝(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45.19포인트(1.9%) 오른 2350.61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며 1300원을 돌파하자 코스피는 1년 8개월 만에 종가 기준 2300선 밑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등 현재 주가 하락을 유발하는 요인이 해소될 여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13일 발표되는 주요 경제 지표인 미국의 6월 CPI 지수가 당분간의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한 달간 국내외 증시가 급락했던 배경에는 5월 CPI 예상치 상회가 원인으로 작용했던 만큼, 투자자들은 6월 CPI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증권가는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8.8% 수준을 기록, 전월 발표된 CPI 증가율(8.6%)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작년 6월 대비 5.9% 늘어나 5월 상승률(6.0%)보다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13일 발표될 미국의 6월 CPI는 짧게는 7월 증시, 길게는 하반기 증시 향방을 결정할 주요 지표”라며 “6월 미국 증시 급락은 5월 CPI의 예상치 상회가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연준은 6월 FOMC 의사록을 통해 물가 통제에 최우선을 두겠다는 정책 방침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6월 CPI가 시장이 원하는 결과로 화답해준다면 연준이 9월부터 긴축 강도를 완화해 나가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CPI와 상관성이 높은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6월에도 전월 대비 10.7% 높은 갤런당 5.03달러를 기록했다는 점은 6월 CPI 발표까지 전망치를 웃도는 쇼크를 기록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7월 발표되는 미국 6월 지표까지 물가 지표 쇼크는 지속되겠지만 이후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판단한다”라며 “인플레이션의 주요인이었던 원자재 가격이 하향 조정된다는 점에서 해당 지표들이 반영되는 8월 중 인플레이션 고점이 확인되면 증시 변동성 또한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통위가 사상 첫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13일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다올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빅스텝을 전망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금통위 결과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6월 소비자물가가 고점을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라며 “이에 따라 7월 금통위에서 50bp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50bp 인상이 예상된다. 기존 1.75%p에서 2.25%p로 상향 조정될 것”이라며 “주요국 고강도 긴축 하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대응이 필요한 점, 국내 물가가 아직 고점을 확인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