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9.1% 폭등… 금리 상단 ↑"연준 긴축 강도 더 세질 가능성"
  • ▲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뉴시스
    ▲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뉴시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1% 상승해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단 번에 1.00%p 금리를 올리는 울트라스텝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전날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를 2.25%까지 끌어올렸으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울트라스텝을 단행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2.50~2.75%로 뛰어 오른다. 한국과 기준금리 격차는 0.50%p까지 벌어지는 셈이다. 


    ◆ 美 금리 상단 어디까지 

    13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9.1%로 한달 전보다 1.3%p 올랐다. 특히 휘발유값이 한달 새 11.2% 오르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당장 연준은 이달 26~27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울트라스텝 가능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기준금리 선물은 연준이 7월 FOMC에서 1%p의 금리인상을 할 확률을 78%로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과 전날까지만 해도 이러한 전망치는 7.6%에 그쳤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FOMC회의를 앞두고 "모든 것이 가능하다"면서 "1.0%p의 금리인상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1.0%p 금리인상은 지난 1990년대 오버나이트 금리 도입 이후 처음이다. 노무라증권은 "인플레이션이 악화되자 Fed가 신뢰를 높이기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여 대응할 것"이라 밝혔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한 뒤 7월 추가 자이언트스텝을 예고한 바 있다. 대신 1%p 금리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 ▲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전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전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 한미 금리 격차 얼마나 커지나 

    미국의 고강도 긴축 예고에 한미 간 금리 역전현상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전날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나 올렸다. 특히 4월, 5월에 이어 이날까지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추가 빅스텝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향후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며 물가에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거듭 강조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오는 8월에 추가 0.25%p를 올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랐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 인상 고삐를 바짝 조이며 한미 간 금리 격차는 더 빨리,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연준이 울트라스텝에 나서면 금리 수준이 2.50~2.75%로 뛰어 오른다. 이때 양국 간 격차는 0.50%p까지 벌어진다. 

    내달 회의서 한은이 베이비스텝으로 기준금리를 0.25%p 올리더라도 한은의 기준금리 수준은 2.50%인 반면 미국이 울트라스텝 이후 빅스텝(0.50%)만 단행해도 3.00~3.25%로 금리 격차는 0.50~0.75%p까지 커진다. 

    특히 미국과 같은 기축통화와 우리나라 원화의 금리 수준이 이처럼 벌어지면 원화의 가치 하락도 불가피하다.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외국인 투자금이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또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 수입 비용이 커져 수입물가 상승도 불가피하다. 전체 인플레이션 상승 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나증권 전규연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7월 베이지북에서 일부 지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코멘트가 있으나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연준의 긴축 강도가 더 세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 역시 "연준이 (물가) 고점을 확실하게 확인하기 전까지 긴축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9월 FOMC 회의 이후에야 금리인상 속도가 둔화될 전망"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