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러시아산 석유-석탄 수입 중단 선언러시아, 감산에도 高유가로 수출액 증가수요 감소로 석유 공급 위기 완화 전망
  • ▲ 독일 베를린의 전기-난방 공급을 맡고있는 리히터펠데 열병합발전소. ⓒ연합뉴스
    ▲ 독일 베를린의 전기-난방 공급을 맡고있는 리히터펠데 열병합발전소.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이 제재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고 예고해 주목된다. 다만 이런 제재에도 러시아는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앞서 EU는 지난 4월 오는 8월부터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러시아 제재안을 승인했다. 지난 5월에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연말까지 90% 감축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후 독일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외르크 쿠키스 독일 재무 차관은 지난 13일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호주 정부가 공동 주최한 시드니 에너지 포럼에서 "8월1일부터 러시아산 석탄, 오는 12월31일부터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러 에너지 의존도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독일의 러시아산 석탄-석유 수입량은 전체 40%를 차지한다.

    이에 쿠키스 차관은 이날 독일과 유럽연합(EU)은 연간 1580억㎥에 달하는 러시아 가스 수입 중단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예고했다. 미국과 카타르가 유럽에 약 30억㎥의 LNG를 공급할 수 있지만 공급이 부족할 수 있어서다. 

    독일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터미널 건설을 추진 중이다. 독일은 현재 LNG 수입 터미널 4개를 건설 중인데, 그 중 2개를 내년 초부터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러시아는 요지부동이다. 수출량은 줄었지만 유가 상승으로 수출액이 늘면서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따르면 6월 러시아 원유 수출량은 740만배럴로 전월보다 25만배럴 감소했다. 작년 8월 이후 가장 적은 양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6월 석유 수출액은 204억 달러(27조 259억원)로 전월보다 7억 달러(9273억원)가량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평균보다 40% 높은 액수다.

    러시아가 수출은 적게 하면서 더 큰 수입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제 유가 급등이 작용했다. 러시아 재무부에 따르면 6월 러시아산 우랄유의 배럴당 평균 가격은 배럴당 약 87.25 달러(약 11만 5000원)로 전월보다 10.7% 상승했다.

    석탄 산업도 아직 건재하다. 지난 3∼5월 러시아의 석탄 수출량은 월평균 14만6000만t으로 전쟁 이전 수준(해상수출량 기준)과 같다.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3개월보다 15% 늘어난 것으로 중국-인도로의 수출물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에 기인한다. 서방 각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면서 러시아가 저렴한 가격으로 석탄과 석유 등을 중국과 인도 등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IEA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가 석유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은 가운데 유가 급등에 따른 수요 감소로 석유 공급 위기가 완화되는 조짐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IEA는 지난 13일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세계 경제 성장이 약화해 석유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IEA는 올해 석유 수요 전망치를 종전보다 하루 24만배럴 적은 하루 9천920만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예상치도 1억130만배럴로 28만배럴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