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곳간에 2조6210억 확보…실탄 충분올해 6000억 비롯해 시설투자 확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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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글로비스가 호실적 행진으로 신사업 투자를 위한 실탄을 늘리고 있다. 스마트 물류 솔루션과 수소 유통, 폐배터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며 플랫폼 기반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3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년 전보다 29.9% 확대된 1조656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하면 현금자산은 2조6210억원으로 더 커진다. 역대 최대의 현금 규모다.

    현대글로비스가 안정적인 실적 기반으로 현금을 꾸준히 확보한 효과로 풀이된다. 현대글로비스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2018년 4897억원에서 2019년 7410억원, 2020년 9769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조1055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NCF는 회계 기간 내 실질적인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것으로 유동성을 파악하는 핵심지표로 쓰인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글로벌 물류대란에 따른 업황호조로 물류·해운·유통 등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썼다. 매출은 21조7796억원으로 전년 대비 70.1% 확대됐고, 영업이익은 1조1262억원으로 31.8%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4.3%, 103.7% 증가한 6조2932억원, 영업이익 4263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반조립제품(CKD) 수출 물량 확대와 해외부품 수출 및 내륙 운송 물류 증가, 우호적 환율, 글로벌 중고차 사업 확대 등이 맞물린 결과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2분기 매출은 6조3000억원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 영업이익이 4100억원 안팎으로 48% 가량 각각 증가가 예상된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은 25조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 규모로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대 성과가 점쳐진다.

    우선 상반기 화물연대 파업이 단기간 내 해결되며 국내 물류와 CKD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작았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울러 환율 상승과 자동차운반선(PCC) 개선, 부품 물동량 증가세가 호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든든한 실탄 기반 현대글로비스의 신사업 투자도 차질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스마트 물류 솔루션 사업과 함께 전기차(EV) 사용 후 배터리 리스, 수소 물류, 중고차 판매 등 다양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현대글로비스는 올 1월 중고차 경매서비스 운영으로 축적한 노하우를 토대로 중고차 통합 플랫폼 ‘오토벨’을 론칭했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옥션 인증차량 서비스 ▲허위매물 원아웃제도 ▲112가지 진단 평가 등 차별화 서비스로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폐배터리 사업도 구체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물류망을 갖춘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해 전세계 폐차장과 딜러점 등에서 나오는 폐배터리를 회수하고, 현대모비스를 통해 재사용 배터리를 제조, 폐배터리 선순환 체제를 만들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아울러 수소 생산·저장·운송·공급 등 전 영역에서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할 방침으로,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수소출하센터를 9곳으로 늘리고 전국 360곳 이상의 충전소에 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운송·관리 등 전 과정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보틱스 등 기술을 적용, 최적의 효율을 끌어내는 스마트 물류 솔루션 시장 진출도 선언했다. 제조·유통·식음료·의약품 등을 주요 타깃으로 적극 공략해 관련 시장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현대글로비스의 투자 규모도 지속 확대가 예상된다. 현대글로비스의 1분기 투자액(유·무형자산 취득액)은 192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91.9% 증가했다. 주력인 물류·해운·유통에 1817억원의 시설투자를 비롯해 환경과 IT분야에도 70억원 가량 투입됐다. 현대글로비스는 4000억원을 더 들여 연간 총 60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