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정비사업 수주액의 57%가 리모델링…3월 전담팀 구성'특화평면' 등 기술개발…하반기 재개발·재건축 주력
  • ▲ 대우건설 본사 전경.ⓒ대우건설
    ▲ 대우건설 본사 전경.ⓒ대우건설
    대우건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2조원을 돌파하며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리모델링 사업이 전체 수주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양화에도 성공한 모습이다. 

    다만 새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조로 정비사업 시장 내 리모델링의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주 전략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총 9개 구역에서 2조4432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올해 초부터 5개월간 수주 실적을 내지 못하다가 지난 5월 '신길우성2차·우창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따내며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이 사업은 서울시 영등포구 일대에 우성2차아파트(725가구)와 우창아파트(214가구)를 통합 재건축해 최고 35층, 1217가구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것으로 공사비 규모는 3100억원이다.

    마수걸이 수주가 늦은 이유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입지나 수익성이 좋은 사업지에 선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수주전에 전략적으로 참여했다"며 "상반기 사업지 중 다수가 단독입찰로 인해 유찰돼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트는 늦었지만 뒷심을 발휘해 2개월 만에 2조원에 이르는 수주 실적을 냈다. 리모델링 부문에서의 선전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 회사 리모델링사업팀은 올해 ▲안양 평촌 초원한양아파트 리모델링 ▲송파구 거여5단지아파트 리모델링 ▲수원 두산우성한신아파트 리모델링 ▲고덕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등 총 4건을 수주했다. 수주액은 올해 전체 수주액의 절반을 넘는 1조3859억원(전체 사업 중 57%)에 이른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전체 수주액 3조8992억원 중 리모델링 수주는 5722억원(15%)에 그쳤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올해 리모델링 사업 수주액이 크게 늘었다"며 "아직 구체적인 단지명을 언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하반기에 경기 산본, 부산 등 지역에서 리모델링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신설된 리모델링TF팀을 올해 3월 리모델링사업팀으로 격상시키고 해당 부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 초 지난해 수주액보다 약 40% 상향된 8000억원의 수주를 목표로 삼았는데 7개월 만에 이를 달성한 셈이다. 

    특화 기술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4월에 선보인 리모델링 특화평면은 구축 아파트의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해 단지의 상품성을 높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리모델링 특화평면은 기존아파트 구조에 따라 △계단식 관통형 △계단식 일반형 △복도식 1베이 △복도식 2베이 총 4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이들 특화평면은 구축아파트의 리존벽체 철거비율을 최소화해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공사비 상승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향후 재건축 규제 완화에 드라이브를 걸 경우 리모델링에 힘을 주고 있는 대우건설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비사업 방식을 두고 고민 중인 조합들이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재건축을 선택하면, 전체 시장에서 리모델링 사업의 '파이'가 줄고 그만큼 수주 성과를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오는 8월 중 재건축 사업의 걸림돌 중 하나로 지목됐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회사 측은 올 하반기부터는 리모델링보다 재건축·재개발 등 전통적인 정비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집값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정부가 규제 완화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정부 정책이 시장에 반영되는 데에는 적잖은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 정비사업 시장의 리모델링 트렌트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