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 하락, 철강 수요둔화로 하반기 전망 '먹구름'친환경 생산체제 구축 및 고부가 산업 발굴 '안간힘'
  • ▲ 경기침체 우려로 하반기 철강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 경기침체 우려로 하반기 철강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하반기를 맞이한 철강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철강 수요 둔화는 물론 원자재 자각 하락으로 제품 가격의 하방 압력이 세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미래 먹거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1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최근 철광석 가격은 톤당 104달러로 한 달 만에 20% 이상 급락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4.7% 낮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향후 철광석 가격이 두 자릿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제품가격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의 경기침체에 따른 철강 수요 둔화까지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철강업체의 주가는 몇 달 새 하락 폭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 동국제강의 주가는 일제히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시황에 따라 철강기업들의 가치도 함께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가운데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시장에서 요구하는 환경규제 준수 능력을 높이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철강 금속 산업이 현재 수준의 생산 설비 규모에서 수요변화에 따라 사이클을 반복하게 된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종목별 성장 및 주가 차별화를 결정지을 포인트는 미래 먹거리 투자 진행 상황과 그 성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철강업계에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앞서 철강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 미래 소재 기업으로 전환해나가겠다고 밝히며 이차전지소재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지난 5일 실리콘음극재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테라테크노스의 지분 100% 인수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스코그룹은 리튬·니켈·흑연 등 이차전지 원료부터 전구체는 물론 양·음극재 및 차세대 이차전지용 소재까지 생산·공급하는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이차전지소재사업에서만 매출액 41조원을 달성, 철강·친환경 미래 소재·친환경 인프라 사업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균형을 이루는 성장 구조 확립을 목표하고있다.

  • ▲ 동국제강은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무용제 컬러강판을 개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동국제강
    ▲ 동국제강은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무용제 컬러강판을 개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동국제강

    환경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발맞춰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현대제철은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Hy-Cube)'를 구축하고, 오는 2030년까지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목표하고 있다. 기존의 전기로 공정에서 더 나아가 철 원료를 녹이는 것부터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까지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전기로(HyArc)'를 실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 소재 시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의 단점으로 꼽히는 ‘무게’를 신소재를 통해 극복, 전비를 끌어올려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1.8기가파스칼(GPa) 프리미엄 핫스탬핑강'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1.8GPa 초고강도 핫스탬핑강은 차량의 경량화는 물론 강도도 개선해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탄소중립뿐만 아니라 현대차기아와 손잡고 친환경 차에 적용하기 위한 고성능 소재를 만들어내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컬러강판의 강자로 꼽히는 동국제강은 친환경 컬러강판 생산공정 구축 등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동국제강은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무용제 컬러강판 ‘럭스틸 BM유니글라스(Luxteel Biomass Uniglass)’를 개발했다.

    용제는 석유계 원료로 컬러강판 제조 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동국제강은 세계 최초로 휘발성 용제를 아예 없앴다. 대신 바이오매스 수지와 안료 등으로 만든 도료를 컬러강판에 적용했다. 친환경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용제가 필요 없는 수지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신기술이 적용된 럭스틸 BM유니글라스는 TV·냉장고·세탁기 등 가전뿐 아니라 엘리베이터, 벽면 등 건축 자재로도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친환경 인테리어 수요가 늘면서 사업 전망도 밝다는 것이 동국제강 측의 설명이다. 현재 동국제강은 무용제 컬러강판의 상용화를 본격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외부에서 도료를 들여와서 쓰는 경쟁사들과 달리 자체 개발기술로 용제를 없앴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며 "고객사와 스펙 및 가격 협의 등을 진행하며 하반기 상용화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