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9조, 1년새 10.8% 증가금리 수혜, 기업대출 증가… 충당금 '꾹꾹'주주 챙기기, 취약차주 지원 등 표정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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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1~6월) 거둔 순이익은 총 8조9662억원으로 22일 집계됐다.지난해 상반기 합산 순이익(8조913억원)과 비교해 약 10.8%(8749억원)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기준금리가 오르고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는 등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4대 금융지주는 은행을 중심으로 여신성장과 대출 이자이익 확대에 힘입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KB금융 vs 신한금융 박빙, 은행 웃고 증권 울고상반기 전체 순이익을 놓고 보면 KB금융이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지켰으나, 2분기 순이익만 놓고 보면 신한이 KB를 앞섰다.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7566억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11.4% 늘었다. 신한금융 역시 같은 기간 11.3% 늘어난 2조7208억원으로 뒤를 바짝 추격했다.신한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늘어난 1조3204억원이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8.3% 늘어 1조303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금융이 KB금융보다 169억원 더 많다.KB금융과 신한금융은 리딩뱅크를 놓고도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KB국민은행은 상반기 1조 72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21.4%나 성장했다. 신한은행 또한 1조 638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동기 대비 22.8%나 뛰었다.두 금융지주 모두 주요 자회사인 은행들이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다.반면 증권사 등 일부 계열사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증권사들은 주식침체로 대규모 평가손실이 났고,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와 금리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등으로 제자리걸음 상태다.KB증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4% 줄어든 18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금리상승, 주가지수 하락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채권운용손실이 확대되고, 주식거래대금이 감소해 수탁수수료도 축소됐다.KB국민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2.8% 감소한 2457억원에 머물렀다.신한금융도 상황은 비슷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8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4%(1338억원) 급감했다. 주식시장 불황에 따른 증권수탁수수료 감소,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감소한 탓이다.신한카드는 조달비용 상승, 신용리스크 증가에도 41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대비 12.4% 늘었다. 다만 2분기 당산동 사옥 매각이익 627억원(세후 455억원)이 포함된 영향도 있었다.업계 3,4위를 두고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경쟁도 치열했다.하나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전년보다 줄어들며 우리금융에 3위 자리를 뺏겼다.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4% 증가한 1조76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2분기 순이익 역시 9222억원으로, 전년보다 22.4% 늘었다. 기업대출과 IB부분 이익 확대 등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고른 성장을 한 덕분이다.반면 하나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1조7274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순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10% 감소한 8251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특별퇴직 실시로 인한 일회성 비용과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 등이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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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불확실성에 충당금 확대 + 주주 달래기 ’투트랙 추진‘금융지주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거둔 만큼 배당 등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도 표명했다.KB금융은 전날 주당 500원의 분기배당과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소각을 결의했다.신한금융은 분기배당을 정례화하고 오는 8월 이사회에서 400원의 분기 배당금을 결정하기로 했다.두 금융지주 모두 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입장을 다시 언급하며 주가부양 등 주주달래기에 나섰다.하나금융 역시 이날 8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으며, 우리금융은 주당 15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주주환원 활동을 추진하는 등 이해관계자 상생 경영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금융지주들은 실적 호황 속에서도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한 충당금을 넉넉히 쌓고 있다.하나금융의 상반기 충당금전입액은 422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5.6% 증가했다. 2021년 연간 적립한 충당금 등 전입액 5326억원 대비 약 80% 규모를 올해 상반기 중 선제적으로 적립했다.KB금융도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해 NPL(부실채권)커버리지비율이 업계 최고 수준(222.4%)에 도달했다.신한금융은 상반기에 2990억원의 충당금을 확보, 지난해 전체(1879억원)보다 59%나 더 쌓았다. 우리금융은 2분기 3310억원을 추가로 적립하며 올해 상반기 4970억원의 충당금을 마련했다.금융지주들은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사회적책임 의지도 드러냈다.경기둔화와 금리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취약계층을 위해 대출금리인하, 장기분할상환 운영 등 실질적인 연착륙 지원 방안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