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街, 물가 상승 요인으로 초저가 선물세트 출시지난 거리두기 보복 소비가 올해 위축될 것으로 보여코로나 재확산시 비대면 고가 선물 유행할 가능성도 높아
  • ▲ 대형마트 업계는 다가올 추석 대목을 대비하면서 미리 수익을 보장하는 사전예약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다. 올해 대형마트들은 지난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42일간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에 나선다. 이는 역대 최장기간이다. ⓒ홈플러스
    ▲ 대형마트 업계는 다가올 추석 대목을 대비하면서 미리 수익을 보장하는 사전예약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다. 올해 대형마트들은 지난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42일간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에 나선다. 이는 역대 최장기간이다. ⓒ홈플러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 확산한 지 3년여만에 올 추석은 대면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유통업계가 분주하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직접 귀성길에 오르지 않은 것이 고스란히 고가의 선물세트 매출로 이어졌지만, 올해 추석은 전혀 다른 상황이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요 유통업체들은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앞다퉈 내놨던 연초 설과와 달리 초저가 선물세트를 출시하면서 코로나19 재확산 여부를 예의주시 중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기존 프리미엄 선물세트에서 ‘가성비’ 상품을 확대했다. 최근 물가 인상이 6%에 이르면서 소비를 줄이는 추세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고객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내세워 기존보다 가격을 최대 40% 낮춘 선물세트 ‘리미티드 딜’을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총 8000여개의 다양한 상품을 준비했다. 특히 5만원 미만의 ‘가성비’ 선물세트는 전년 추석보다 10%가량 늘었다. 홈플러스도 ‘한가위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펼치며 3만원대 이하 선물세트를 전년 추석 대비 27% 늘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고 있던 최근 3년간 명절 선물세트 매출은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20만원 상당의 고가 선물세트 비율이 높았다. 명절에 찾아뵙지 못하는 미안함을 고가의 선물세트로 표현했던 것이 주효했다. 반면 올해 추석은 대면 추석이 될 가능성이 커졌고 물가상승에 따른 부담도 커졌다.

    이에 대형마트 업계는 추석 대목을 앞두고 사전예약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다. 올해 대형마트들은 지난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42일간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에 나선다. 역대 최장기간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정부는 오는 8월 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일 최대 28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지난 22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6만8000여명으로 4주전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 2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3만5883명으로 전주 대비 약 9604명 늘어났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고가 선물세트가 다시 주력 상품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유통업계가 이번 추석 매출을 두고 코로나19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초 설에는 같이 모여 식사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다 보니 사전 판매 때 고가 선물 세트 구매 비율이 훨씬 높았다”면서 “당시 사전 판매 매출이 전년 설 대비 30% 올라 설날 당일에도 차례상 상품보다는 고가 선물을 주력 상품으로 준비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