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저축은행 154억… 전년比 2배신한저축은행 54.7% 급증기업대출 성장세, 수익성 위주 리스크 관리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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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대마진이 크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도 저축은행들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기업대출이 증가하고 수익성 위주의 리스크 관리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신한·KB·하나·우리금융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총합은 60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42억원)보다 164억원(37%) 늘었다.

    특히 KB저축은행은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77억원) 대비 2배에 달하는 154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대출자산이 같은 기간 29% 증가한 2조6152억원을 기록했고 이자이익 역시 14% 증가한 545억원을 거둔 결과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양호한 성장세를 달성했다"며 "대출자산 성장세와 견실한 리스크 관리에 힘입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신한저축은행도 상반기에 당기순익 21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이자이익이 41% 증가한 747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대출자산이 증가한 덕분이다.

    하나저축은행도 지난해 상반기 132억원에서 13억원 늘어난 145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괄목할 만한 점은 하나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전년보다 91% 늘어난 당기순익을 거둔 것에서 더 성장했다는 점이다.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중 우리금융저축은행만이 지난해 상반기(93억원)와 비교해 3억원 적은 90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하지만 이 역시도 현재 어려운 업권 상황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올 들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반면 대출금리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저축은행의 예대마진이 빠르게 줄고 있어서다. 

    실제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평균 예금금리는 지난 25일 기준 연 3.32%로 1개월 전(3.03%)과 비교해 약 0.3%포인트(p) 상승했다.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도 함께 오르고 있는 만큼 최악의 경우 연 4%를 넘길 수 있다고 저축은행은 내다보고 있다.

    저축은행의 상품이 은행보다 금리가 낮으면 고객들이 굳이 저축은행에 돈을 맡길 이유가 없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인터넷은행과의 경쟁 심화와 강화된 총량 규제로 평균 대출금리를 내리면서 예대금리차가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저축은행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4.9%에서 올해 1월 14.7%, 지난 5월 14.5%까지 내려갔다. 그 결과 지난 5월 기준 저축은행의 예대마진은 6.7%로, 4월 7.1%에서 한 달 새 0.4%p 쪼그라들었다. 

    특히 금융당국이 올해 저축은행 업권 대출총량제를 기존 21%에서 14%로 대폭 강화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대출영업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없다는 의미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로 인해 지속적으로 예대마진이 축소되고 총량규제 영향으로 중금리 대출 시장 역시 위축됐다"며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기업대출 확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