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환경오염 덜해…시장규모 2040년 1900조대우건설, 지분투자로 시장 선점…실증사업 출사표
  •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제시한 버티포트 구축계획안.ⓒ대우건설
    ▲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제시한 버티포트 구축계획안.ⓒ대우건설
    대우건설이 건설사들의 치열한 사업다각화 경쟁속에서 미래형 도심항공교통(UAM)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서울 용산, 한강변 개발과 함께 UAM의 상용화가 가시화되자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도심항공교통이 주택사업에서 불황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UAM 이착륙을 위한 버티포트 설계·구축과 이와 연계된 복합개발이 본격화될 때를 대비해 건설사들은 관련 기술개발과 협력사와의 네트워크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UAM은 전동수직이착륙기(eVTOL)를 활용해 지상 450m 높이 저고도에서 이동하는 도심교통시스템으로 기체, 운항, 서비스 등을 총칭한다. 

    활주로 없이 수직이착륙이 가능하고 배터리와 모터 등 전기에너지를 활용한 탄소중립시대의 새로운 교통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장애물이 많지 않은 공중에서 운영돼 교통체증에서 자유롭다.

    시장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전세계 UAM 시장규모가 2040년 1900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건설은 2010년대 후반부터 드론과 수직이착륙기를 현장에서 운영하며 UAM 관련사업에 선제적으로 진출했다.

    2019년 1월 업계 최초로 건설현장에 브이톨(V-TOL)로 불리는 수직이착륙비행드론을 도입해 측량과 3D 모델링 및 지형도 제작 등을 수행했다. 각 건설현장에서 브이톨을 운용하며 얻어진 데이터는 12명 규모의 신사업개발팀으로 보내져 관련 기술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버티포트 부문에서도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UAM은 아무곳에서나 탑승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정류장 역할을 하는 버티포트(vertiport, 수직 이착륙장)가 필요하다. 5300~5500㎡ 정도의 면적이 필요한 만큼 도심에는 설치가 어려워 대형건물의 옥상이나 넓은 공원 등이 후보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UAM 사업에서 건설사들이 주로 맡게 될 버티포트의 경우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기체 및 구조물 풍하중 평가 ▲구조물 및 기상계측시스템 구축 ▲이착륙 풍환경 평가 ▲모듈러 시공 검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버티포트는 간헐적으로 운용되는 건물의 옥상 헬기장과 달리 사용빈도가 높아 내구성 및 충전시스템 도입이 필수"라며 "선제적인 수직이착륙기 도입 및 운영을 통해 버티포트 부문에서는 건설사 중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착륙시 바람의 세기나 시공방식, 경제성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 건설연구원 디지털건설팀 등과의 공동연구 등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는 등 예산 투자도 대폭 늘렸다. 2020년에는 드론 제조기업인 아스트로엑스의 지분 30%를 인수하며 항공교통 부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인수 이후 아스트로엑스는 국내 최초로 수륙 양용 개인용 비행체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항공 솔루션 회사인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무인항공기 회사인 아스트로엑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축해 정부 실증사업에 참여하는 등 기술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증용 기체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증용 기체는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수직이착륙 기체로 사람 탑승이 가능한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와 아스트로엑스가 공동 개발중이다. 아스트로엑스의 개인용 비행체(PAV)를 기반으로 2024년까지 2~3인용 수직 이착륙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수직이착률기 개발과 버티포트 시공에 더해 관련 UAM 서비스 운영사업에도 직접 진출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일반인 대상 플라잉카 관광, 드론 활용 물류배송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공동연구와 지분 투자로 UAM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건설사들의 탈건설 행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UAM은 대우건설의 신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챌린지(K-UAM GC)' 실증사업을 거쳐 2030년까지 UAM 운행노선 10개를 구축하고 2035년에는 10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노선 하나당 버티포트 2~3개가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2035년에는 200~300개가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의 UAM 사업화에 참여한 국내 건설사는 현대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등이 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관련업계에선 비행금지구역 설정, 기술력 문제 등을 한계로 지적한다. 서울의 경우 한강변이 UAM 운용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다만 대통령집무실의 용산이전과 그에 따른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으로 현재로서는 UAM 운용 및 버티포트 설치에 한계가 있어 국토부, 서울시, 국방부 등이 관련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중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으로 인한 비행금지구역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서울내에서 제대로 된 UAM 운용이 불가능하다"며 "게다가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도 미국 등 해외의 70~80% 수준에 그치는 상황이라 정부의 규제 완화 노력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