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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최대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정유사… "2008년 악몽 재현 두렵다"

2분기 역대급 실적, 국제유가-정제마진 동반 상승3분기 정제마진 급락, 호실적 랠리 사실상 불가능2008년 상반기 호실적 불구 순식간에 적자 전환 악몽

입력 2022-08-03 08:05 | 수정 2022-08-03 10:41

▲ SK이노베이션 울산CLX. ⓒSK이노베이션

국내 정유회사들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의 동반 상승에 따른 결과다. 다만 최근 정제마진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3분기 실적은 다소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S-OIL)-현대오일뱅크 3사는 지난달 2분기 사상 최대 성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들 모두 1분기에 세운 분기 기준 최대치 기록을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매출액 19조9053억원, 영업이익 2조32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8%와 318.9% 늘었다. 1분기는 각각 16조2615억원과 1조6491억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매출액이 11조4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710억원에서 1조7220억원으로 201.6% 급증했다. 1분기 매출(9조2870억원), 영업이익(1조3320억원) 기세를 이어가 잭폿을 터뜨렸다. 

현대오일뱅크는 매출액 8조8008억원, 영업이익 1조370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78%, 영업이익 415.8%가 상승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1.5%, 영업이익은 94.5% 늘어난 것이다.

GS칼텍스는 비상장사로 GS그룹의 이번 달 중 실적 발표에서 공개될 예정이지만 나머지 정유 3사와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정유사들이 이러한 초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급등한 정제마진과 국제유가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2분기 배럴당 -2.3 달러였으나, 올 2분기는 20.8 달러에 달했다. 정제마진은 정제마진이란 정유사의 핵심 수익지표로 원유 1배럴을 정제해 석유제품을 판매하고 남는 이익을 뜻한다. 통상 정유업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 달러다. 

또 국내 수입 비중이 큰 두바이유(Dubai)는 지난 2분기 평균 108.2 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달러 상승했다. 

하지만 3분기에는 이러한 기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침체 따른 수요 감소가 예상돼서다. 

실제로 이러한 우려 속에 정제마진은 하향세를 거듭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4.3 달러를 나타냈다. 정제마진은 지난 6월 넷째 주 배럴당 29.5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2분기 내내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7월 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한자릿수까지 떨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IMF 및 IB들이 하반기 글로벌 경제성장률 하향조정 및 경기침체를 전망하고 있고, IEA도 하반기 에너지 시장 전망에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며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예상으로 정제마진이 최근 급락하고 있어, 상반기 수준의 실적 기대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전유진 연구원은 "정제마진과 유가 강세에 따라 정유부문이 호실적을 달성하면서 2분기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이 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했다"면서도 "하반기에는 '공급차질 vs 수요우려' 충돌로 인한 정제마진 레벨다운과 더불어 유가 탄력 약화에 따른 재고이익 소멸을 감안하면 이익 눈높이는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2008년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008년에도 상반기까지 전년 연간 수준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급락 등으로 3분기부터 적자 전환한 바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석유 소비가 급감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2008년 당시 정유사 실적호조 등 올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으나 하반기에 마이너스 실적으로 전환된 경험이 있어 걱정된다"며 "최근 횡재세 도입 논란까지 맞물리면서, 업계 내부에서는 매우 조심스러워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석유 제품 수급 불균형으로 올 하반기 실적 감소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게 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탈탄소 전환과 자원 민족주의가 수급 불균형의 대표적 요인이다. 

중국 정부는 정유제품의 수출을 통제하면서까지 자국 소규모 민간 정유공장의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다. 또 지난 2년간 전 세계적으로 하루당 300만배럴 규모의 정제설비들이 폐쇄된 것으로 추산되며 작년에는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전체 공급능력이 역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2008년과 달리 올해는 공급불안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유가 하락세는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가능성은 지속 모니터링해야 하지만 항공 등 리오프닝 이연소비와 타이트한 공급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에서도 정유산업은 선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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