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5.4조… 9배 증가중기 대출도 6.8조 늘어가계대출은 4개월만에 감소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올리며 빅스텝을 단행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상승세가 두달 만에 꺾였다. 반면 자체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대출은 한달새 은행대출이 12조2000억원이나 늘었다. 대기업의 경우, 6월 대출증가액이 6000억원이었던 데 반해 7월에는 5조4000억원으로 9배나 확대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본격적인 긴축전에 들어가면서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되자 은행을 통한 대출로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2조원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이 2조2000억원 줄어 4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7월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올리면서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데다 차주단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 등 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신용대출의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타대출의 경우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은행 기업대출 증가폭은 12조2000억원으로 7월 기준 통계 작성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설자금 수요와 은행의 기업대출 취급 노력, 계절적 요인이 결합돼 증가규모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대출은 전월 5조4000억원이 증가한 데 이어 7월에도 6조8000억원 늘었는데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부가가치세 납부, 시설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했다. 시설자금 수요는 작년 하반기와 유사하게 부동산업, 제조업, 도소매업이 늘었을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 대출은 증가규모가 무려 9배나 늘었다. 6월 6000억원 증가한 데 반해 7월에는 5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대기업 은행 대출 증가는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에 따른 기업 대출 수요 확대가 자리잡고 있다. 

    회사채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발행 부진이 이어지면서 석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6월에는 1조2000억원이 감소한 데 이어 7월에는 1조50000억원이 쪼그라들었다. 

    금융시장국 총괄시장팀 황영웅 차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커져 회사채 직접 발행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직접 금융보단 (은행) 대출시장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