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유행, 정점 진입해도 쉽게 안 꺾일 듯… 위험요인 잠재계속 바뀌는 정점 ‘28만명→20만명→15만명→20만명’정재훈 교수 “재감염 탓에 정점 이후에도 꼬리 길게 유지”
  • ▲ ⓒ강민석 기자
    ▲ ⓒ강민석 기자
    오미크론 하위변이 BA.5를 우세종으로 하는 6차 유행은 정점 구간에 진입해도 쉽게 확산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감염 비율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유행 예측치가 계속 바뀌는 등 신뢰도가 떨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번 유행의 정점을 20만명으로 예측한다고 발표했지만 혼란만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방역당국은 지난달부터 유행 정점 예측치를 28만명으로 잡았다가 20만명으로 줄였다. 또 15만명으로 내린 후 다시 20만명으로 올리는 등 계속해서 달라지고 있다. 

    이날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확산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며 “감염재생산지수는 1.14로 3주 연속 감소하며 1에 근접하고 있지만 많은 위험요인이 잠재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6차 유행은 재감염 비율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감염자는 대부분 2~4월 오미크론 대유행 시기에 감염돼 어느 정도 면역 확보가 예상됐지만 실상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정점 예측치가 변화하고 있는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자료에 따르면 재감염 비율은 7월 첫째 주만 해도 3% 이하였지만 7월 둘째 주 3.71%, 7월 셋째 주 6.59%, 7월 넷째 주 5.43%로 증가세를 보였다.

    먼저 BA.5가 우세종화된 영국에서는 7월 셋째 주 전체 확진자 중 재감염자 비율이 23.2%에 이르는데,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그래프를 그리게 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점 구간에 진입해도 이번 유행은 꼬리가 길게 유지되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재감염 비율이 증가하는 것과 밀접하게 연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애초에 BA.5와 BA.2.75 동시 유행을 의미하는 쌍봉형 그래프를 그릴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지만, 유행파가 쉽게 꺾이지 않고 일정 규모의 확산을 유지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재감염 증가세는 전파력이 높은 변이의 우세화, 시간 경과에 따른 자연면역 또는 백신면역의 효과 감소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문제는 백신을 못 맞거나 미접종 비율이 높은 소아청소년의 비율이 높고, 고위험군은 재감염시 증상 자체가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는 백신 사각지대를 없애고 경구용 치료제 조기 투여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정기석 국가감염병 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고위험군들은 재감염되면 조금 더 나쁘다는 미국 재향군인 대상 연구가 있다”며 “60세 이상이나 기저질환자들은 진단 첫날 팍스로비드를 처방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밝혔다. 

    또 “예방접종을 희망하는 어린이들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