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2월 전담 TFT 구성…서울·수도권 위주 공략호반건설, 쌍용건설과 협업…2030년 시장 규모 44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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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독식했던 리모델링 시장이 중견사들의 잇단 진출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난도 시공 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인력과 예산이 많은 대형사들이 여전히 유리한 상황이지만 신사업 개척을 향한 중견 건설사들의 약진도 매섭다.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 간 수주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한화건설 등 중견사들의 리모델링 사업 '데뷔'가 눈에 띈다.리모델링은 노후 아파트를 증축하거나 수선해 가구 수를 늘리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 다른 정비사업보다 사업 규모가 적어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도가 낮았다.하지만 정비사업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업 진행이 더뎌지자 대형사들의 리모델링 시장 진출이 이어졌고 브랜드 경쟁도 심화했다. 이로 인해 브랜드 파워가 밀리는 중견사들은 리모델링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설 자리가 적었다.이런 상황에 중견사들도 사업다각화를 목표로 리모델링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기술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한화건설은 서울 강서구 염창무학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포레나' 브랜드를 선보인 이후 첫 리모델링 수주다.1999년 3월 준공된 이 단지는 최고 18층, 273가구로 수평·별동 리모델링을 통해 24층, 302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업계에 따르면 이 단지는 규모 자체는 작지만 사업 초기 DL이앤씨로부터 강서구 최초로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제안받는 등 대형사들의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한화건설은 두 차례 열린 현장설명회에 단독으로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고 추후 시공사 선정총회에도 단독으로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이 회사 관계자는 "염창무학아파트의 경우 오는 24일 입찰이 마감돼 올해 10월에 시공사 선정까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2월 리모델링 태스크포스팀(TFT)을 조직해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본격적인 리모델링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최근 한화와의 흡수합병이 향후 한화건설의 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수주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주사격인 한화와의 흡수합병이 재무구조와 신용도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건설사 브랜드에 대한 시행사와 조합원들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호반건설은 리모델링 강자인 쌍용건설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이 회사는 최근 리모델링 절대 강자로 불리는 쌍용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서울 응봉동 신동아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조합은 설계와 공사비 등을 협의한 뒤 최종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신동아아파트는 서울 성동구 응봉동 257번지 일원에 15층, 434가구 규모로 1996년 준공됐다. 리모델링을 통해 18층, 499가구로 재탄생하게 된다.이번 수주로 호반건설은 '호반써밋' 브랜드를 내세운 주택시장에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다만 호반건설 측은 일각에서 제기된 것처럼 리모델링 진출을 본격화한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회사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대내외적 요인으로 사업다각화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리모델링에서 강세인 쌍용건설에게 '한 수 배워보자'는 의미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된 것"이라며 "하지만 리모델링 조직을 신설하거나, 추후 사업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또한 코오롱글로벌은 창원 성원토월 시공사 입찰에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참여해 진출을 앞두고 있다.건설업계에서는 향후 리모델링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2025년 37조원, 2030년에는 44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