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원희룡 국토 장관에 사퇴 의사 밝혀임기 20개월가량 남았지만 다음 주 퇴임 절차국토부-LH, 내주 중 차기 공모 절차 진행키로
  • ▲ 김현준 LH 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
    ▲ 김현준 LH 사장. ⓒ한국토지주택공사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최근 정부에 사의를 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대형 공공기관장 가운데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김현준 사장이 처음이다.

    11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김현준 LH 사장은 지난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직접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김현준 사장은 윤석열 정부의 '주택 250만호+α' 공급대책 추진을 앞두고, 새 정부의 토지주택 정책을 함께 할 새로운 적임자를 찾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용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의 임기는 2024년 4월로, 1년 8개월 이상 남아 있다.

    김 사장은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세청장을 지냈으며 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제기 직후인 지난해 4월 사정기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LH 사장에 올랐다.

    김 사장은 취임 후 땅 투기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전 직원 재산등록 등을 도입하는 등 부동산 투기 등 부정부패 재발 방지 시스템을 만들고, LH 혁신위원회·적극행정위원회를 신설해 조직 쇄신에 앞장섰다.

    그러나 최근 일부 직원들이 공식적인 회사 출장지에서 골프를 치는 등 물의를 빚으며 '기강 해이' 논란이 일었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원희룡 장관이 잇달아 유감을 표하고 문책 의지를 밝힌 것 등이 사퇴 결정을 앞당기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원 장관은 1일 "조직 문제도 손대야 하는지 이번 기회에 국민 눈높이에서 제대로 일하고, 국민 서비스 기준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깊이 검토하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12월 LH 조직 개편을 예정하고 있다.

    LH 관계자에 따르면 김 사장은 최근 임원진들이 모인 자리에서 "지난 1년 4개월여 동안 LH의 혁신을 위해 노력했다. 이제는 떠날 때가 된 것 같다"며 사퇴 의사를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의 사임으로 LH와 국토부는 다음 주 중으로 퇴임 절차를 밟고, 차기 사장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후임 사장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동산 공약 설계를 주도한 김경환 전 서강대 교수와 심교언 건국대 교수, 이한준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 교수는 차기 국토연구원장으로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