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주류 열량 표시키로 하면서 소주업계 긴장알코올 열량 높은 소주 특성상 감미료 차별화 경쟁대선주조 등 일부 기업 발 빠르게 ‘슈거프리’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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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업계가 내년부터 시행되는 열량표시 제도를 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열량이 표시되지 않았던 주류 특성상 열량(칼로리)가 표기되는 것 만으로 여성 등 민감한 소비층의 선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가장 고민이 깊은 곳은 바로 소주업계다. 소주의 병당 열량은 약 408㎉로 다른 주류 대비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소주 업계에서는 열량을 낮추기 위한 ‘감미료’의 대체를 고민 중이다. 

    2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소주업계는 열량을 낮추는 방안을 두고 다양한 고민을 거듭하는 중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주류의 열량 표시를 단계적 확대해 나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주종별 매출액이 120억원 이상인 업체 70여곳이 대상이다. 형태는 각 업계가 자율적인 표시를 확대하는 방안이지만 주류 업계 입장에서는 사실상 규제로 받아드려지는 중이다. 여기에서 소주 업계는 긴장도가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열량 표시 대상 주종인 소주와 맥주, 탁주 중에서 소주는 한병(360ml) 당 평균 408㎉로 가장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다. 이는 맥주 한병(500ml) 236㎉, 탁주(750m) 한병 372㎉ 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이 때문에 주류업계에서는 소주 열량을 낮추기 위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통상 소주는 알코올 90%대의 주정(酒精)과 물, 감미료가 섞여서 제조되는데 이중 가장 열량이 높은 것은 바로 알코올이다. 기본적으로 알코올은 1g당 7㎉로 탄수화물이나 단백질보다 높은 열량을 지닌다. 17도의 360ml 소주를 기준으로 알코올의 비중 0.7947를 통해 계산해보면 병당 알코올의 열량만 340.4㎉를 보인다. 남은 60여 ㎉가 모두 감미료에서 나온다.

    공통적으로 주정을 활용하는 소주의 특성상 각 업체의 차별화 포인트가 되는 것은 바로 이 감미료다. 통상 소주업계들은 소주 제조과정에서 감미료로 과당을 비롯해 단맛을 낼 수 있는 다양한 성분이 섞인다. 업계에서는 이 과당을 대체해 조금이라도 열량을 낮추는 방안을 고심하는 것. 

    실제 대선주조는 지난 1월 ‘대선’을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과당을 완전히 제거한 ‘슈거프리’를 표기한 것이 특징. ‘대선’ 리뉴얼 제품의 알코올 도수는 16.5도로 열량은 315㎉. 경쟁사 제품 중에서 최저 수준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신제품 ‘새로’를 다음달 중순 출시할 예정이다. ‘새로’ 역시 과당을 저칼로리 감미료로 대체하면서 열량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은 최근 ‘칠성사이다 제로’, ‘팹시 제로’ 등 제로칼로리 탄산음료를 통해 음료시장의 흥행을 주도하는 만큼 과당을 대체하는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포부다. 

    이 회사는 앞선 5월에도 열량을 낮춘 맥주 ‘클라우드 칼로리라이트’를 선보인 바 있다. 한 캔당(500ml)당 열량은 99㎉로 경쟁사 제품 중 최저 수준이다. 효모의 개량과 알코올 도수를 낮추면서 파격적인 열량 낮추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다만 이런 주류업계의 트렌드에 대한 신중론도 공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마니아들이 많은 소주시장 특성상 감미료의 변화에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며 “내년 열량 표시 시행 이후 판매량과 트렌드 추이를 보면서 소주 감미료에 대한 전략도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