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폭 확대-휴가철 이동 수요…유가 하락 안정경유 가격은 여전히 휘발유 가격 상회…전년比 4% 감소
  • ▲ 서울시내 한 주유소. 220802 ⓒ연합뉴스
    ▲ 서울시내 한 주유소. 220802 ⓒ연합뉴스
    7월 국내 휘발유 소비량이 지난해 7월 작년 동월보다 15%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유 소비량은 4%가량 줄어들었다.

    28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7월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842만3000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월 729만2000배럴과 비교해 15.5% 증가한 것이다.

    휘발유 소비량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여름 휴가철을 맞아 휘발유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7월 휘발유 소비량은 6월 614만1000배럴과 비교하면 37.1%나 급증했다.

    유류 소비량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판매한 물량의 총합을 의미한다. 7월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30%에서 37%로 확대됨에 따라 일선 주유소에서 인하 후의 물량을 대폭 확보하면서 소비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맞물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국내 휘발유 가격도 하락 안정세를 보이면서 실제 소비량 역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7월 항공유 소비량은 215만3000배럴로, 지난해 7월 177만7000배럴보다 21.1% 증가했다.

    7월 경유 소비량은 1333만배럴로 집계됐다.

    경유 역시 유류세 인하 폭 확대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6월 1212만배럴보다는 소비량이 10%가량 늘었지만 지난해 7월 1383만배럴과 비교하면 3.6% 줄었다. 경유는 산업용, 영업용으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휴가가 시작되는 7월엔 통상 전달보다 소비량이 줄지만 올해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경유 소비량이 줄어든 것은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웃도는 가격 역전 현상이 지속하면서 경유 수요 자체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7월 경유 평균 가격은 ℓ당 2084.91원으로, 지난해 7월 ℓ당 1425.54원보다 659.37원 높다.

    한편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7월 국내 정유사의 가동률은 83.6%로 2020년 1월(83.8%)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7월 국내 정유사의 경유 생산량은 3282만배럴로 페트로넷이 공식 집계를 내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국내 정유사들이 경유 생산량을 크게 늘린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경유 부족 현상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국내 정유사들은 가동률을 높이고 경유 수출을 늘려왔다.

    대한석유협회 측은 "유럽의 천연가스 수급난으로 인해 경유에 대한 대체 발전 수요가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쿼터 축소와 인도의 석유제품 관세 부과 등 수출제한 조치로 경유 수급난이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절기에 가까워질수록 휘발유 수요는 줄고 경유 수요는 늘기 때문에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역전 현상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