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변동성 장세 예상…강달러 지속에 외국인 이탈13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발표…증시 향방 좌우할 전망지표 확인 이후 하락 전망도…“경기방어 업종 주도 예상”
  • 추석 연휴 휴식기를 마친 국내 증시는 이번 주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결과에 따라 불확실성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특히 8월 CPI 결과가 다음 주에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향방을 가늠할 핵심 잣대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한 주간 25.15포인트(1.04%) 하락한 2384.28에, 코스닥지수는 6.40포인트(0.82%) 내린 777.81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 급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추석 연휴를 앞둔 관망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락세를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91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8459억원, 395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달러 초강세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오른 여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1384.20원에 거래를 마감, 2009년 3월 30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손을 우려해 국내 주식 시장에서 대거 이탈한다. 실제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8일까지 6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는 등 지수에 부담을 주고 있다. 

    국내 증시는 지난달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에서 매파적 발언을 한 뒤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원·달러 환율과 주요국의 실물경제 지표 등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13일(현지시각) 발표될 8월 CPI 결과에 따라 주요국 증시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8월 CPI에서 물가 피크아웃(정점 찍고 하락)을 확인한다면 긴축 우려가 완화해 강달러 현상이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 이는 또한 20~21일 열리는 미국 FOMC 회의에서 긴축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7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으나 6월(9.1%)보다는 다소 누그러진 양상을 보인 바 있다. 만약 이번 8월 CPI에도 물가가 꺾이는 모습을 보이면 물가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미국 CPI 상승률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전월 동월 대비 8.1% 정도로 모아지고 있다”며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된 요인은 크게 에너지 가격과 식품, 주거비용 등으로 요약되는데, 이 중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화하면서 물가 둔화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선진 경제권의 물가 고점 영역이 곧 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이미 미국의 CPI는 수치상으로 소폭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시점에 있어서 차이는 존재하지만, 올해 안에 물가에 대한 논란은 일단락될 것”이라며 “금리인상의 여파로 수요 축소가 가시화된 만큼 물가 상승 이후 최대의 금융시장 관심사로 경기침체 우려를 언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이번 8월 CPI와 무관하게 연준이 당분간 매파적인 행보를 이어갈 수 있어 이로 인한 증시 하락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9월 FOMC까지 경기방어주 중심의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것을 추천한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유동성 축소 및 펀더멘털 둔화 속에 신속한 추세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펀더멘털 우위 가운데 빠른 회복이 가능한 종목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 또한 “주가의 추세 반등을 기대하기는 아직 어려운 환경”이라며 “경기에 대한 확신이 크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경기민감 업종의 비중을 덜어내서 경기방어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